"딴따라 딴딴!" 수요일 오후 8시가 훌쩍 넘은 시간.직장인들이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귀가할 무렵 서울 강남역 근처 한 바는 땀에 흠뻑 젖은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활기가 넘친다.

바로 LG그룹의 라틴댄스 동호회 '무풍(舞風)'회원들의 모임 장소.답답한 정장을 벗고 대신 간편한 티셔츠와 바지,스커트로 갈아 입은 회원들은 웃음과 땀이 범벅된 채 춤을 추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보낸다.

LG 라틴댄스 동호회 '무풍'은 말 그대로 '춤바람'이라는 뜻.순수 우리말을 좀 더 강렬한 느낌이 나도록 하기 위해 한자로 변환한 것이다. '무풍'은 현재 3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2003년 춤을 좋아하는 LG CNS 직원들 몇 명이 모여 자발적으로 만든 LG CNS 사내 동호회였으나,체계적인 강습과 가족같이 친밀한 동호회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LG의 모든 계열사 직원들도 함께 참여하는 그룹 연합 동호회로 발전했다.

'무풍'의 장점을 꼽자면 우선 몸치도 춤추게 할 수 있다는 것.춤에 대한 선입견 없이 즐길 수 있는 준비만 돼 있다면 춤을 얼마나 잘 추느냐 하는 것은 '무풍'활동에 있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매주 한 번의 정기모임 외에 초기 회원들이 주축이 돼 신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댄스 강습도 실시하고 있다.

'무풍'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가족같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사원부터 부장까지 다양한 직급이 함께 어우러진 '무풍'은 회원들끼리 과감히 직급을 떼고 서로의 닉네임을 부르고 있다. 김 부장님,장 과장님은 온데간데 없고 아끼짠,웬디,웰던(welldone) 등 재미있고 기발한 닉네임으로 통한다.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회복은 덤이다. 동호회 총무인 문지선 LG CNS 대리는 "피곤하고 온 몸이 뻐근하다가도 2시간 동안 신나게 춤추면서 땀을 쫙 빼고 나면 그렇게 개운하고 기분 좋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동호회에 대한 애착과 강한 열정을 가진 회원들이 모인 만큼 '무풍'은 또한 커플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회원인 김미현 LG CNS 과장은 실제 '무풍'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난 케이스.첫 1년 동안 김 과장은 지금의 남편과 동호회 강사,제자 사이로 지냈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중요한 공연에 댄스 파트너로 함께 참가하게 되면서 사이가 급진전돼 마침내 재작년 9월 '무풍'인들의 축복 속에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다.

앞으로 '무풍'은 더욱 거센 바람을 일으킬 계획이다. 단순히 취미를 함께 하는 동호회 수준에서 벗어나 각종 대회와 행사에 참가해 댄스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2008 코리아 살사 콩그레스'에 참가해 마얀상을 수상하면서 대회 준비 과정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이 과정을 통해 회원들 개개인은 물론 동호회가 부쩍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LG가 글로벌 리딩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인 것처럼 '무풍'도 내친김에 아마추어 라틴 댄스계의 '글로벌 리딩 플레이어'가 되는 날까지 우리 동호회의 정열적인 "딴따라 딴딴!"은 계속 될 것이다.

/성민석 '무풍' 회장(LG전자 멀티미디어특허그룹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