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작은 차가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 선두를 준중형차에 내줬던 중형차가 신형 쏘나타 출시에 힘입어 `정상 탈환'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형차 판매 대수는 14만5천91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3%나 줄었다.

반면 준중형차 판매 대수는 작년보다 판매량이 55.6%나 뛴 17만2천69대로 집계됐다.

그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중형차가 `대세'였지만 올해에는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에서 연비 등 경제성을 많이 따지면서 준중형차의 인기가 중형차를 능가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4년여간 총 4천5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6세대 신형 쏘나타가 최근 출시되면서 중형차 판매량이 다시 준중형차를 제칠 조짐이다.

현대차가 올해 신형 쏘나타 판매 목표로 잡은 물량은 6만대로, 이달부터 연말까지 매월 1만5천대씩을 팔면 달성된다.

이는 2008년 1월 쏘나타 월간 최다 판매량인 1만3천954대를 뛰어넘는 판매 목표.
하지만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신형 쏘나타는 2만5천대 가량 예약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의 판매 목표가 실현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심지어 수요가 급증, 현재 신형 쏘나타를 계약하면 출고 때까지 2∼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준중형차에서는 올해 추가로 출시될 신차가 더 없는 만큼 신형 쏘나타의 인기가 연말까지만 지속돼도 중형차 판매량은 준중형차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중형차 내부에서도 점유율 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8월 수입차를 제외한 국내 중형차 판매실적 및 점유율은 쏘나타(NF)가 7만1천532대(49.0%), 르노삼성 SM5가 3만9천324대(26.9%), 기아차 로체 이노베이션이 2만8천910대(19.8%), GM대우 토스카가 6천152대(4.2%) 등이었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나머지 모델들의 판매량이 그대로 유지되고 신형 쏘나타가 월 1만5천대씩의 판매목표를 꾸준히 달성한다면 쏘나타의 중형차급 내 점유율은 61.7%까지 치솟는다.

경쟁차종인 SM5의 신차 출시 계획이 내년 초로 미뤄질 것으로 알려진데다, 신차가 나오면 경쟁사 구 모델들의 판매량이 다소 하락하는 점 등까지 감안하면 쏘나타의 점유율은 70∼80%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또 다른 경쟁차종인 도요타 캠리가 다음 달 국내에 들어온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형차 시장이 최근 위축하면서 신형 쏘나타에 대한 대기수요가 발생했던 측면도 있다"며 "신차는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해 20∼30대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고 고급 사양이 대거 적용되면서 준대형 차량 수요까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