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가 18일 제주특별자치도를 끝으로 2주간에 걸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목포에서 뱃길로 5시간 걸려 제주 땅을 밟은 한경자영업종합지원단(단장 최재희)은 제주와 서귀포 등을 돌며 컨설팅을 펼쳐 비즈니스 정보에 목말라하던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제주 동문로터리에서 열린 현장 컨설팅에는 인근 6개 시장 상인들이 단체로 찾아왔고,특히 젊은 여성들이 많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양승석 제주중앙지하상가 상인회장은 "중앙 언론사가 제주까지 내려와 창업컨설팅을 해준 것은 처음이어서 2000여 제주 상인을 대표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창업설명회와 현장컨설팅은 시작 전부터 100여명의 여성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단체로 찾아온 한국조리제과학원 학생들이었다. 3개월째 학원에 다니며 창업을 준비 중인 장은숙씨는 "음식점 창업을 목표로 요리학원에 등록했지만 커피숍이 더 나을 것 같다"며 커피전문점 개점 절차를 상담했다. 이에 최성웅 호원대 교수는 "아직 제주에는 커피전문점이 많지 않아 커피 제조법부터 배우고 철저히 상권을 분석한 뒤 창업하면 전망이 밝다"고 조언했다.

◆…제주도 특산물을 육지에 팔고 싶다며 판로 개척을 묻는 상인과 예비 창업자도 많았다. 제주공항 면세점에 근무하는 김정희씨는 부친이 더덕 농사를 지어 팔고 있으나 유통업자들에게 넘겨 이윤이 나지 않는다며 직접 판매하는 방법을 물었다. 이에 이영훈 색상디자인 대표는 "온라인쇼핑몰을 만들어 제주산 특산물임을 강조해 보라"며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을 통해 입소문을 내면 큰돈 들이지 않고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주시활성화구역연합회 김주봉 사무국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재래시장을 찾고 있으나 홈페이지 하나 없다"며 공동 마케팅 방법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양혜숙 한국창업대학원장은 "상인회가 공동 홈페이지를 만든 뒤 특산품인 고사리,산나물 등을 브랜드로 만들어 팔면 매출도 올리고,홍보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도시 제주는 다른 지역보다 경기가 양호한 편이지만 구도심과 신도심 간 체감경기에선 격차가 컸다. 동문로터리 인근 재래시장과 가두점 상인들은 "관광객이 늘고 있다지만 매출은 전혀 늘지 않는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은 "외부 자금에만 의존하면 자생력을 잃어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스스로 회생방안을 찾겠다"고 의욕을 보여 컨설턴트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중앙지하상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아케이드를 깔끔하게 만들었으며,외국어 안내인도 배치할 계획이다. 제주 토박이 컨설턴트인 고경찬 ㈜한국경영법인 대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아이템을 고르고,변화하는 소비자층을 파악해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