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 신흥시장에서 15년째 이불가게를 운영해온 박 모 사장(53)은 "전세를 월세로 바꿔서라도 유명 브랜드의 혼수용 이불을 들여와 팔고 싶다"고 한경 자영업종합지원단에 상담을 요청했다. 점포 방문 컨설팅에 나선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장은 "전통시장에서 혼수 이불을 사는 젊은층은 드물다"며 "필요한 자금은 소상공인지원센터를 활용하고,중장년층을 겨냥한 이불 리폼을 주력으로 하면서 브랜드 이불은 할인 제품을 취급하라"고 조언했다.

한경자영업지원단이 지난 7일부터 전국 10개 도시를 돌며 진행 중인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의 열기가 뜨겁다. 영업 애로를 겪는 지방 중소도시 상인들에게 무료로 문제점 분석과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해줘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점포를 운영해온 상인들은 "영업난이 심각해 돈 내고 컨설팅을 받기 어려운데 한경에서 도움을 줘 고맙다"고 환영을 표시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지방 상인들의 가장 큰 애로는 정보 가뭄이었다. 어렵기는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큰 차이가 없지만,지방에선 정보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마치 입시정보에 뒤져 진학률이 떨어지는 지방 수험생들과 흡사하다. 체계적인 창업교육과 전문 컨설턴트가 거의 없는 중소도시에서는 상권분석,가격책정,마케팅 등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무작정 창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기자가 만나 본 자영업자들 대부분이 소상공인지원센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지방 자영업자들이 수도권보다 더 빠르게 도태되고 있는 것도 해결책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를 모르는 데 있다. 윤부기 핸드플러스컨설팅 대표는 "지방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주려면 지역 상권에 특화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들은 중소도시 상인들의 정보 가뭄부터 해결해주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막기 위한 사업조정제보다 더욱 절실하다. 지역상권에 정통한 컨설턴트들의 육성도 시급하다. 지자체 중에선 "창업 · 자영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해 보자"며 본지에 제안한 곳도 많았다. 더 늦기 전에 지방경제의 버팀목인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할 때다.

강유현 생활경제부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