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둔촌동에서 보양식 전문점 '일자산사철탕'을 운영하는 김영옥(54)입니다. 지하철 5호선 둔촌역 1번 출구에서 500m 떨어진 한산초등학교 정문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게는 33㎡(10평) 규모로,4인용 테이블 5개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창업했습니다. 보증금 1000만원,권리금 1600만원에 월세 60만원의 조건으로 가게를 인수했고 시설보수비로 300만원이 들었습니다.

이 동네에서 1983년부터 장사를 해왔습니다. 초기 15년 동안 벽지 등을 도배해주는 장식업을 한 뒤 프랜차이즈 치킨점을 6년간 운영했습니다. 그 뒤 분식점 등 몇몇 업종을 하다가 지난해 한식업에 도전했습니다. 사철탕전문점으로 문을 연 뒤 매출이 시원치 않아 병천순대를 접목했지만 효과가 없습니다. 지역 생활정보지에 가게를 내놓았으나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가게문을 닫고 3개월간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올 3월 다시 문을 열었지만 인근에 대형 경쟁점이 생겨 손님이 뚝 끊긴 상태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입니다. 저와 종업원 1명이 주방과 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메뉴는 사철탕,수육 무침,순대국,순대곱창전골 등입니다. 개업 초기 하루 매출이 30만원을 넘은 적도 있었으나 요즘은 10만원도 안 됩니다. 월세 60만원,직원 인건비 120만원,가스비 등 관리비 30만원을 지출하고 나면 매달 적자입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한식 업종은 육체적으로도 견뎌내기가 어렵습니다. 적성에도 안 맞는 것 같습니다. 좋은 해결책을 알려주세요.



테이크아웃 치킨호프점으로 변경 고려를

A 의뢰인 점포는 서하남IC와 상일IC 사이의 일자산을 배경으로 한 둔촌동 아파트단지 상업지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게 인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습니다. 점포 100m 이내에 주부들이 즐겨 찾는 대형마트가 있고,소형 외식업소들도 몇 곳 있습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나가면 둔촌역 재래시장이 있고,잠실상권과도 가깝습니다. 외부 인구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고,배후 세대의 자체 소비에 의존하는 상권입니다.

의뢰인은 상권 내에 사철탕전문점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개업을 했습니다. 업종 특성이나 문제점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매출이 떨어지자 시설과 간판을 그대로 둔 채 병천순대점을 복합 운영하고,3개월 동안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어느 업종으로도 지역사회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입니다.

아파트단지 상권에서 사철탕전문점의 주요 고객층은 50대 이상 중년층입니다. 점포 인근에 새로운 건설현장도 없어 수용층이 제한돼 있습니다. 하지만 의뢰인은 26년 동안 둔촌동에서 생활해 왔기 때문에 지인이 많습니다. 단골고객 가운데는 술자리를 함께 하자고 요구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의뢰인은 체질상 술을 못 마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사철탕과 순대점을 운영하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어렵고,수익성이 떨어집니다. 잦은 업종 변경으로 인해 가게 이미지도 좋지 않습니다. 의뢰인은 성격상 장사가 안 돼도 아침 일찍 나와 밤 늦게까지 가게를 지키고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과로는 건강을 해칩니다. 업종 변경을 시도하고 시설 개보수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야 할 때입니다.

아파트 상권에는 동일 업종이 들어서면 특별한 경쟁력이 없는 경우 매출이 곧바로 영향을 받습니다. 반면 경쟁력이 있다면 주부들의 입소문도 빨라 구전 홍보 효과도 뛰어납니다. 아파트 지역에서는 치킨,피자 등의 배달업,등하굣길 학생들을 겨냥한 문구 및 팬시 등 판매업,간식류를 취급하는 종합분식센터,가족외식을 위한 보리밥 보쌈 족발 갈빗집 등 한식업,생활편의 서비스업 등이 적당합니다.

의뢰인은 2명의 인력을 투입해 원가 40% 수준으로 관리가 가능한 월 700만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한 업종을 선택해야 합니다. 배달전문 치킨 업종을 6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활용하세요. 현 시점에서 인력구조나 건강을 고려하면 배달전문점은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브랜드 치킨점의 경우 배달상권이 반경 1㎞에 달해 배달을 배제한 테이크아웃 판매와 호프 중심의 중저가 치킨점을 운영하는 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지금은 반경 200m 이내에 치킨호프점이 없는 상황입니다.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면 프랜차이즈보다 독립 점포를 시도하는 게 좋습니다. 시설 개보수와 주방집기 구입 등을 포함하면 1000만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신용상태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중소기업청의 경영개선 지원자금이나 서울시의 창업 지원자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00만원 정도는 1년 거치,4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4%대의 장기저리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번 시설 개보수를 통해 신장개업을 한다면 전단지 배포 등으로 홍보를 강화하고,수시로 아이디어를 접목한 이벤트를 매월 개최하세요. 건강이나 체력이 따르지 않는다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인력부족을 해결하기 바랍니다. 업종 전환을 결정한 뒤 디자인,메뉴 선정 등의 도움이 필요하면 한경 무료컨설팅에서 추가로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 상권 확대경 아파트·일반주택가 섞인 주거형 상권

의뢰인의 매장이 있는 상권에는 아파트단지와 일반 주택가가 섞여 있다. 반경 1㎞ 이내에 2만8000여명의 인구가 1만세대를 이루고 있다. 가구당 세대원수가 2.85명으로 전형적인 주거형 상권이다. 인접한 거리에 한산초 · 중학교,선린초등학교,둔촌중 · 고등학교가 있어 호기심 많은 10대가 항상 붐빈다.

의뢰인의 점포는 재개발이 예정된 6000여세대의 둔촌 주공아파트 단지와 불과 200m 거리이고,소단지까지 합쳐 전체 세대수의 58%가 아파트에 거주할 정도로 아파트 문화가 지배하는 상권이다. 반면 길동으로 향하는 북쪽 지역에는 빌라와 다가구주택이 몰려 있다. 20대와 40대 중반 이후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많아 유흥문화가 발달해 있다. 지금 점포는 학교 정문과 인접해 등하굣길 학생들이 많다. 문구팬시점이나 분식집이 강세이고,30~40대 주부들을 겨냥한 샤브샤브전문점,보리밥전문점 등도 유망하다.

서울의 동쪽 끝에 있는 주거형 상권이지만 외부 상권과 단절돼 독립성이 강하다. 아파트단지 상권은 배후세대의 소득 수준이나 직업구조,연령대에 따라 소비가 좌우되기 때문에 업종 선정 때 아파트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드시 점검해 봐야 한다.

특히 외부로부터의 유출입이 어려운 대신 의식주와 관련된 다양한 소비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다양한 업종의 입점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과 관계없이 시장 규모가 정해지므로 동일 업종이 선점하고 있다면 입점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 전통음식 전문점 성공 TIP 지방음식 어설픈 흉내 금물…보편적 한국인 입맛 맞춰야

-전통음식은 한국인이 태어나면서부터 먹어온 음식이기 때문에 저마다 맛에 대해 일가견을 갖고 있습니다. 지방마다 집마다 독특한 음식문화와 맛내기 비법이 있어 어설프게 흉내만 낸다면 문 닫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야 합니다.

-철저하게 고객을 관리해야 합니다. 좋은 분위기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고 간 고객은 점포의 훌륭한 홍보대사가 됩니다. 단골고객에게는 머리띠,열쇠고리,휴대폰줄 같은 간단한 액세서리를 선물하는 것도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됩니다.

-매달 특별메뉴나 특별행사를 만들어 인근 주민들로부터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해야 합니다. 영양과 건강식에 대한 인식을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전달해 적극적으로 매출을 늘려야 합니다. 또 깔끔하고 따뜻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고,종업원과 고객의 친분을 강화해 고객의 입소문을 통한 매출 확대를 시도해야 합니다.

-주력 메뉴인 전통음식을 전문화해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해야 합니다. 육류 관련 음식업은 불을 피우거나 단계적인 조리법을 거쳐야 하지만 전통음식은 미리 음식을 조리할 수 있어 고객이 몰리는 시간에도 테이블 회전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녁 식사메뉴는 물론 술안주로서 가치가 적합한 메뉴개발은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프로처럼 요리하기 5.맛있는 된장국 끓이기

재래된장과 일본된장을 1 대 0.5 비율로 섞어 넣고 끓이면 단맛이 나는 맛있는 된장국이 완성된다. 가능하면 따로 간을 하는 것보다 된장을 넉넉히 풀어 된장 자체로 간을 하는 것이 더 맛있다.



상담해 드립니다 중기청·한경 자영업 무료 컨설팅

도와주신 분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회장
박민구 프랜차이즈산업硏 부원장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