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이사회에서 황영기 회장 거취 문제는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날 모인 이사들은 이번 징계 강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은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전 8시 KB금융지주 본사입니다. 임시 이사회가 소집된 7층은 새벽부터 철통경비 속에 분위기가 삼엄합니다. 이 날(14일) 이사회는 황영기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투자 손실로 인해 금융위로부터 중징계를 확정받은 이후 긴급 소집됐습니다. 하지만 엘레베이터는 물론 비상계단까지 외부 출입은 차단됐습니다. KB국민은행 노조 " 들어가서 입장 설명을 하게 해주시죠." 오병건 KB금융지주 부사장 " 여기서 이러지 마시죠. (거취가 어떻게 된다가 아니라 거취문제가 논의되는지가 궁금한데요,) 당연히 그런(거취) 문제 논의하려고 모인 게 아닌가요..." 이날 이사회는 황영기 회장과 강정원 국민은행장,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 등 경영진을 포함해 사외이사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1시간 정도 지난 후 끝났습니다. 이사회는 황 회장측으로부터 기본적인 보고만 받았을 뿐 거취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담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 (황 회장이 심사숙고 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나요?) 회의는 보고만 받고 곧바로 종료를 했습니다. 그 발언(황 회장 발언)은 이사들에게 입장을 말한 것이지 공식적인 발언이 아닙니다. 오늘은 누구에게도 발언권을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사회 직후 열린 비공식 간담회에서는 이사들간 의견 교환이 이뤄졌고 일부 이사들은 이번 금융위 징계 강도에 대해 부담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KB금융이 다음 이사회 일정을 잡지 않은 것 자체가 황 회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서 황 회장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내린 금융위는 금융당국의 감독 소홀 문제에 대해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인 예보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공을 넘겼습니다. 이에 예보는 예보위 일정을 금융위 회의 이후로 연기하는 등 당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전전긍긍하고 있고, 황 회장에 대한 1차 중징계를 결정한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에 최종 결정권이 있다며 한 발짝 물러났습니다. 이처럼 감독당국간 무책임한 책임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KB금융지주와 황영기 회장 모두 힘든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WOW-TV 뉴스 신은서입니다. 신은서기자 es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