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에 DTI 조기 확대 검토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투기지역인 강남 3구로 제한된 총부채상환비율(DTI.상환능력을 반영한 대출금액 결정) 규제가 지난 7일부터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뛰는 것이 일단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규제 확대 대상에서 빠진 보험사나 농협 단위조합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은 꾸준히 늘어나 `풍선 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 규제를 조기에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DTI 규제 확대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7∼10일 나흘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하루 평균 196억 원 증가했다.

이는 이달 1~4일의 하루 평균 증가액 266억 원보다는 70억 원 줄고, 8월 하루 평균 240억 원보다도 44억 원 감소한 수치다.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7~10일에 하루 평균 20억 원 정도 늘어나 1~4일의 하루 평균 증가액 35억 원보다는 15억 원 적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DTI 규제 확대 이후 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주택대출 담당자도 "DTI 확대 적용으로 자영업자 등 소득증빙자료가 없는 고객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렵게 됐다"며 "직장인들도 대출 한도가 줄어 앞으로 개인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통상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해 실제로 받기까지 최장 한 달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DTI 규제 확대 효과가 9월 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점도 대출 수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이번 주 신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54∼6.14%로, 지난 7월 중순보다 0.17%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대출을 억제하는 가운데 제2금융권의 대출은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과 대출 금리가 별로 차이 나지 않는 보험사와 농협단위조합 등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이달에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2금융권의 대출 추이는 일단 이번 주까지 지켜볼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꼭지를 찍고 하락할 것에 대비하고, 대출자의 상환 능력 악화를 막기 위해 제2금융권에도 DTI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에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2금융권은 강남 3구를 제외하고는 DTI 규제를 받지 않으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비투기지역 기준)은 보험사 60%, 나머지 금융회사 70%이다.

규제를 강화하면 보험사나 농협 단위조합 등에 대해 DTI를 대출 지역과 금융기관에 따라 50% 또는 60% 등으로 차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TV도 지금보다 10%포인트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조재영 최윤정 최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