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국제 금융위기가 찾아온 지 1년이 지났습니다. 1년 동안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국가보다 빠른 속도로 경제 회복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 기업과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1년, 앞으로의 과제를 채주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을 주름잡던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진 지 1년. 금융회사들의 파산과 부동산 시장 붕괴, 각국 증시 폭락 등으로 혹독한 1년을 보낸 지금, 우리나라는 다행히도 어떤 선진국보다도 빠른 경제 회복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민들은 경제 회복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 10곳 중 8곳은 국내 경기가 금융위기 발생 이전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고,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정석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금융위기가 표면적으로는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것 같지만 여전히 후유증이 남아있다. 국내외 경기회복에 여전히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은 주요국의 재정지출 확대 등 대부분 정책효과에 기인하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와 재정지출 확대로 시중에 돈이 돌고는 있지만 실물경제가 회복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며 앞으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금융위기에 대비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우리경제가 대외 충격에 크게 출렁일 수 밖에 없다는 점, 외환시장 투기 세력에 취약하다는 점은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금융당국이 '선제적 대응'을 표방하곤 있지만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여기저기 분산돼있는 금융시장 관리 감독체계 정립도 시급합니다. 유정석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시장 중심의 영미식 국제질서가 쇠퇴하고 정부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은행이 금융감독기관이 아닌 나라에서도 금융감독 주무기관과 중앙은행과의 협력이 중요해질 전망인데, 국내의 경우도 다원화된 금융정책과 감독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침체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향후 출구전략 추진에 있어서는 국제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가 예전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 정책의 흐름을 따르는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상대적으로 경제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다른 국가와 흐름을 맞추기가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앞서서 출구전략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며 "부동산과 금융 등 국제 금융시장 현황을 각국이 공유하고 공조해 금융위기를 함께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WOW-TV NEWS 채주연입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