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확산 추세가 지속되면서 체내 면역력을 높여주는 의약품인 면역증강제가 특수를 맞고 있다. 신종 플루 감염을 예방하는 데 백신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아직 생산되지 않다 보니 인체 내 면역시스템을 자연스럽게 강화해주는 면역증강제가 대체재로 부각된 덕분이다.

10일 면역증강제 생산회사인 고려제약(대표 박상훈)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01년 내놓은 천연식물성 면역증강제인 '이뮤골드액'(사진)이 지난 8월 한 달간 무려 31만개 팔려나갔다. 이는 작년 같은 달에 판매된 1만2000개의 26배에 달하는 수준.지난해 전체 판매 규모(15만개)의 두 배가량이 한 달 만에 팔린 셈이다.

일반 의약품인 이뮤골드액은 국화과 식물인 에치나세아 퍼퓨리아(Echinacea purpurea)에서 추출한 식물성 천연 성분으로 만든 면역 증강제.이 성분이 인체 내 대식세포(면역작용세포)에서 NO(니트로젠옥나이드) 생성을 감소시키는 등 다양한 활성 대사체 조절을 통해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각종 감염성 질병에 대한 인체의 자체 저항력을 키워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종 플루가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된 지난달부터 체내면역력 강화가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주문이 폭주해 다른 약품 생산라인까지 멈추고 면역증강제 라인을 우선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생산량을 지난해의 10배인 138만개로 늘려 최대한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고려제약뿐만 아니라 명문제약,씨트리 등 다른 제약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명문제약 관계자는 "올초 약국에 공급한 물량은 모두 동이 났고,추가 주문이 연간 소비 물량의 40%나 더 늘어나 멈췄던 생산라인을 재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기나 만성염증질환,요로 감염 등 감염증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면역증강제는 평소 꾸준한 복용을 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는 일반의약품.일반인 대다수가 예방보다는 치료의약품에 관심을 쏟다 보니 신종 플루가 확산되기 이전에는 소비량이 미미한 '비주류' 품목에 불과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