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시장에선 사람들이 코를 간지럽게 만드는 향신료를 팔고,지나는 사람들에게 '아살람 알레이꿈!'이라고 외치며,아침으로 엄청난 양의 기름밥을 먹는 이곳은 우즈베키스탄이다.

김태희가 밭을 갈고,전지현이 젖을 짠다 할 정도로 미녀가 많기로도 유명하고,카레스키라 불리는 고려인들이 소련의 강제 이주시 가장 많이 온 곳으로도 유명한 우즈베키스탄으로 10박11일의 봉사활동과 여행을 다녀왔다.

이곳의 고려인들은 어떻게 살까?

많은 다큐멘터리에서 고려인을 주제로 다룰 때 그들의 암울한 삶에 집중해 조명을 비춘다.

대부분의 다큐멘터리들은 고려인들을 우즈베크 토착민에게 억압을 받고,박해를 당하고,굶어 죽어가며 고국을 그리워하는 고려인으로 묘사하며 한국인들이 그들에게 연민의 감정을 품도록 만든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사실일까?

적어도 길거리에서,숙소에서,시장에서 만났던 고려인들은 전부 그렇지 않았다.

한국을 방문해보고 싶은 고려인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는 토착 우즈베크인들 또한 마찬가지다.

또 연해주 등에서 우즈베크의 오지로 강제 이주 되었을 땐 오지이기에 적응을 못하여 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갔지만,현재의 고려인들은 2세대,3세대까지 이어오며 자기 나름의 풍족한 삶을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즈베크인들은 강제 이주시 처음 보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박해했을까?

우즈베크를 배낭여행한 사람들은 전혀 아니었을 것이라 말할 것이다.

지금도 우즈베크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근처 민가를 가면 새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이든,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이든,심지어 초록색의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밝은 미소를 띠며 반겨주고 전통차 차이를 건네주며,말이 안 통하니 손짓,발짓을 해서라도 하룻밤을 지내라고 얘기한다.

이런 사람들이 몇 십 년 전에 오지에 도착한 고려인들을 박해하며 자신들의 땅을 떠나라 했을까?

고려인들 또한 억압을 받지 않았다고 대답했고,우즈베크인들은 정이 많은 사람들이라 우리를 많이 도와주기도 했다고 얘기한다.

게다가 우즈베크엔 원래 여러 인종이 살고 있었고,피부색도 비슷하였기에 별다른 차이를 못 느꼈다고 말한다.

가끔씩 장난으로 우즈베크인들이 고려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농담을 하면 고려인들은 어차피 '우즈베크가 내 조국인데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며 웃어넘긴다고 한다.

TV에서 고려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다큐멘터리들을 보며 고려인들이 힘든 삶에 대해 알게 된다.

그렇지만 실제론 고려인들의 삶들이 어떻게 보면 현대 문명에 각박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사람들보다 더 여유를 누리며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하여 그전에는 몰랐던,숨겨져 있던 진실을 알게 되고 미디어의 영향력을 알게 되었다.

세상과 소통하는 창문인 언론이 전체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분만을 보일 때 언론은 매체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여 시청자나 독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0박 11일의 경험이 우즈베크란 미지의 세계에 대해 더 알 수 있게 해주기도 했지만,한편으론 보이지 않는 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해 알게 해주었다.

이렇게 봉사활동을 통해 유럽,아메리카 대륙이 아닌 가까운 중앙아시아에 가 봉사활동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면서 자신이 모르는,이렇게 오지 않고선 평생 모를 뻔 했던 사실들에 대해 배워보지 않겠는가?

이유경 생글기자(동작고 1년) leeyk9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