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들이 가을을 맞아 9~10월 중 '대어(大魚)'급 신차를 쏟아낸다.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그동안 미뤄왔던 마케팅도 적극 재개할 움직임이다. 특히 현대차의 신형(YF) 쏘나타와 폭스바겐 골프,도요타 프리우스 등 소비자들이 수개월간 기다려온 모델이 많아 신차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간판 모델 줄줄이 바뀐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17일 신차발표회를 열고 6세대 쏘나타를 출시한다. 종전(4단 자동변속기)과 달리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3단 전동식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택사양(옵션)으로 넣어 개방감을 최대화했다. 국산 승용차에 파노라마 선루프를 다는 것은 신형 쏘나타가 처음이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버튼시동 스마트키와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운전대 패들시프트,후방 주차보조장치 등도 달았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21일 신형 골프를 내놓는다. 최고출력 140마력의 3세대 커먼레일 TDI 엔진을 장착했다. 운전석 무릎보호 에어백 등 안전사양이 많다. 지난 1일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한 지 일주일 만에 수입차로는 이례적으로 계약대수 300대를 돌파했다.

현대차는 같은 날 국내 최고급 모델인 에쿠스 리무진을 출시해 단숨에 고급차 시장을 석권한다는 계획이다. 에쿠스 리무진의 배기량은 3800cc 및 5000cc다. 가격은 최고 1억5000만원 안팎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달 말 뉴 S400 하이브리드 및 S600 판매를 시작한다. 이 중 S400 하이브리드는 벤츠의 첫 하이브리드카다.

다음 달 중순엔 GM대우자동차가 1800cc급 라세티 프리미어 최고급형을 내놓는다. 준중형 및 중형급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한국도요타는 다음 달 20일 국내 진출을 선언하면서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중형 세단인 캠리,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래브4 등 4종을 선보인다. 일본 기준 연비 ℓ당 38㎞의 프리우스가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얼마나 파고들지가 관심이다. 포드 코리아는 다음 달 말 3500cc급 신형 토러스를 내놓고 수입 중형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가격 오르지만 연비 좋아져

신형 모델의 매력은 연비 및 동력 성능,편의사양 등이 대폭 개선된다는 점이다. 디자인도 최신 트렌드에 맞춰 세련되게 바뀐다. 신형 쏘나타와 골프가 대표적이다.

신형 쏘나타는 차량 뒤쪽이 낮은 쿠페 스타일의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해 호평받고 있다. 종전보다 라디에이터 그릴을 확대했다. 전조등을 역동적으로 디자인했다. 쎄타Ⅱ 엔진을 장착,연비를 ℓ당 12.8㎞로 높였다. 종전 5세대인 NF쏘나타의 연비(ℓ당 11.5㎞)보다 훨씬 좋아졌다.

클린디젤 차량인 골프의 공인 연비는 구형(ℓ당 15.7㎞)보다 14%나 향상됐다. ℓ당 17.9㎞(자동변속기 기준)로,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동급 최고 수준이다. 소형 SUV 티구안 및 CC에 장착한 자동주차 보조장치 등 편의 · 안전장치를 크게 늘린 점도 종전과 달라진 부분이다.

다만 신형 모델의 경우 5~10%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신형 쏘나타 2.0의 가격은 2100만~2700만원으로,종전(1831만~2588만원)보다 평균 200만원가량 오른다. 골프 2.0 TDI의 가격은 3390만원으로 확정됐다. 구형(3120만원)보다 9%(270만원) 비싸다. 박동훈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은 "가격이 다소 올랐지만 연비 향상 수준이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