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돼 오는 10월1일 출범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어제 기능과 조직, 그리고 인력개편 등 경영효율화를 위한 전반적인 계획을 밝혔다. 자산규모만 105조원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기업 개혁의 성공사례가 될지, 아니면 부실규모만 더욱 키우고 말지는 전적으로 통합된 공사가 앞으로 얼마나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느냐에 달렸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통합공사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과제는 막대한 부채부터 줄이는 일이다. 현재 토공과 주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191%와 336%에 달하고, 2014년 말에 가면 통합공사 금융부채는 154조원을 넘어 부채비율이 400%를 웃돌 정도로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지송 통합공사 사장 내정자도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듯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대책을 수립해 강력히 실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음부터 제기됐던 부실확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통합공사의 개편도 그 방향에 맞추어 강도높게 실천돼야 한다. 통합공사가 정부의 역점사업인 보금자리주택 등 핵심기능은 키우되 중대형아파트 공급 등 민간과 경쟁적이거나 민간 참여가 가능한 사업들은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본사조직도 12개 본부에서 6개로 축소하는 등의 통폐합을 단행키로 한 것은 그런 점에서 잘한 일이다. 불필요한 기능은 과감히 없애고 공기업간 중복을 정비하자는 게 공기업 개혁의 취지이고 주공, 토공 양 기관은 그 대표적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조직과 기능이 개편된 이상 인력 구조조정 또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내부 반발이 적지 않을 테지만 오는 2012년까지 현재 정원(7367명)의 24%인 1767명을 감축하기로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주공과 토공 통합의 필요성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제기돼 왔지만 10여년간 겉돌았었다. 그만큼 양 기관의 통합은 공기업 개혁의 시금석(試金石)으로 여겨져 왔다. 만약 통합공사가 성공한다면 공기업 개혁의 가장 중요한 성과물이 될 것이고,다른 공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새로 출범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성공적인 개혁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