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인터넷쇼핑몰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신종플루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국내에서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달 15일 이후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는 '방콕족'이 늘었기 때문.반면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신종플루가 매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비수기에 매출 대박

GS홈쇼핑,CJ오쇼핑,롯데닷컴,H몰 등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지난달 15일 이후 이달 6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43% 증가했다. 사망자 발생 이전 한 달간 신장률에 비해 10~2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손세정제,홍삼 등 신종플루 관련 특수 품목 외에도 식품과 여성의류,학습도서,아동용품 등 다양한 제품군의 매출이 고루 증가했다. 특히 임산부,유아 등 '고위험군' 관련 품목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롯데닷컴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아기사랑 물티슈 은나노''마이비 항균세탁비누''유팡 자외선 젖병소독기' 등 출산 · 유아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옥션에서는 최근 일주일(8월27일~9월2일)간 '실내 미끄럼틀' 매출이 전주보다 220% 증가했다. 정지웅 롯데닷컴 생활팀 차장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홍삼,아동용품 등 인기품목은 추석 전에 동이 날 것"이라며 "업체들 간에 물량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백화점 · 대형마트는 노심초사

대형마트,백화점 등에선 소비자들이 신종플루 감염을 의식해 발걸음을 줄이는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달 초 이후 주간 단위로 구매고객 수 증가율(전점 기준)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결과,8월 1,2주에는 3~4% 늘었으나 신종플루 사망자가 나온 이후인 3,4주에는 각각 10%와 9% 증가해 오히려 증가율이 더 높아졌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지난달 1~15일(15.4%)과 16~31일(16.1%)의 구매고객 수 증가율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달 중순부터 본격화하는 추석 시즌을 앞두고 신종플루가 되살아나는 소비심리에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서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라도 나돌면 추석장사는 끝장"이라며 "업체마다 매장에 최첨단 손소독기나 체온계를 설치하고 직원들의 위생관리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송태형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