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등 십자화과 채소(유채)에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물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 BBC인터넷판 등이 4일 보도했다.

영국 런던 임피어리얼 대학(ICL) 국립심장-폐연구소의 폴 에번스(Paul Evans) 박사는 브로콜리, 싹양배추, 꽃양배추, 양배추, 케일 등 십자화과에 속하는 푸른잎 채소에 들어 있는 설포라페인(sulforaphane)이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고 발표했다.

에번스 박사는 설포라페인이 동맥혈관 내막을 구성하는 혈관내피세포에 있는 단백질로 혈관에 플라크(지방덩어리)가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Nrf2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이 쥐실험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플라크는 동맥혈관의 아무 곳에나 형성되는 게 아니라 혈관이 휘어지고 가지가 갈려나가 혈액 흐름이 느려지는 부분에 주로 쌓이며 이 부분에서는 Nrf2 단백질이 활성화되지 못하는데, 설포라페인이 이 부분에서 Nrf2을 활성화시켜 플라크의 형성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에번스 박사팀은 정상 쥐와 Nrf2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게 유전조작된 쥐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혈관이 곧은 부분에는 내피세포에 Nrf2 단백질이 있었고, 이 단백질은 다른 단백질들과 작용해 내피세포에 염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혈관내피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것은 동맥경화의 초기단계다.

혈관이 구부러지거나 갈라져 나간 부분에서는 Nfr2 단백질이 자신의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다른 단백질과 결합해 혈관을 보호하는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설포라페인을 투여하자 Nfr2 단백질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내피세포의 염증을 억제하는 본래 기능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번스 박사는 설포라페인이 이처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외에 이미 발생한 동맥경화를 완화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동맥경화-혈전-혈관생물학(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