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자동차 회사들이 가을을 맞아 신차를 쏟아내고 있는 것은 최근 경기 회복세와 무관하지 않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어 이 기회에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차는 구형 또는 동급 모델보다 연비가 10% 이상 개선되고 편의 장치도 많이 추가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다만 가격은 5% 안팎 오르는 게 보통이다.

◆중형 세단 '전쟁' 돌입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급은 배기량 2000~3000㏄의 중형 세단이다. 완성차 회사 입장에선 자사 이미지를 결정짓는 '대표 선수'인 데다 수익성도 가장 좋아 판매 경쟁이 어떤 차급보다 치열하다.

현대차가 이달 중순부터 판매에 나서는 6세대(YF) 쏘나타는 종전(4단 자동변속기)과 달리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쎄타Ⅱ 엔진을 장착,동력 성능 및 연비(12.8㎞/ℓ)를 높였다. 국내 최초로 3단 전동식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택 사양(옵션)으로 넣어 개방감을 최대화했다. 버튼 시동 스마트키와 운전대 패들시프트,후방 주차보조장치 등도 달았다.

다음 달 중순엔 GM대우가 1800㏄급 라세티 프리미어 최고급형을 내놓는다.

다음 달 20일엔 도요타자동차가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국내 진출 기념식과 함께 캠리를 출시한다. 전 세계 중형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델이다.

포드 코리아는 다음 달 말 3500㏄급 신형 토러스를 내놓는다. 정재희 포드 코리아 대표는 "대당 4000만원을 넘지 않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출시해 그랜저 및 제네시스 고객까지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르노삼성은 연말 뉴 SM5로 신형 쏘나타와 시장을 양분하겠다는 목표다.



◆친환경차 시대도 '활짝'

기름값 상승과 맞물려 연비가 뛰어난 친환경 차량도 대거 선보인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오는 21일 내놓는 신형 골프는 공인연비 17.9㎞/ℓ(자동변속기 기준)의 클린 디젤 차량이다. 연비만 놓고 보면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동급 최고 수준이다. 최고 출력 140마력의 3세대 커먼레일 TDI 엔진을 장착했다.

도요타는 다음 달 3세대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를 각각 출시한다. 도요타는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80% 이상을 석권하고 있다. 프리우스는 4000만원대 초반,캠리 하이브리드는 45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로 들여올 하이브리드카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회사 측 고민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고소득층을 겨냥한 뉴 S400 하이브리드를 선보인다. S350과 비슷한 동력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ℓ당 12㎞ 선의 뛰어난 연비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혼다 코리아가 내년 초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인사이트를 수입,판매하면 국내 친환경차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최고급차 경쟁 점입가경

현대차는 오는 21일 국내 최고급 모델인 에쿠스 리무진을 출시해 고급차 시장을 석권한다는 계획이다. 에쿠스 리무진의 배기량은 3800㏄와 5000㏄다. 가격은 최고 1억3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벤츠는 비슷한 시기에 에쿠스 리무진의 경쟁 모델인 뉴 S600 판매를 개시한다.

기아차는 오는 11월 말 준대형 신차인 VG(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배기량별로 2400㏄ 2700㏄ 3500㏄ 등 세 종류다. 기아차 기술력을 총 집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BMW 코리아는 연말께 신형 7시리즈를 출시,에쿠스와 벤츠 S클래스 등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주력인 뉴 760Li는 12기통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가격은 2억6000만~2억8000만원 선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