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는 총 491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4일 발표했다. 대주주인 GM과 산업은행으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회사 측은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GM대우 이사진 10명이 참석,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증자 추진을 결정했다. 이사진은 GM 측 5명,산은 3명,스즈키 1명,상하이차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비상장 법인인 GM대우 주주는 GM인베스트먼트(48.19%),산업은행(27.97%),스즈키자동차(11.24%),상하이자동차(9.89%),GM AP(2.71%) 등이다. 산은을 제외한 나머지 72.03%의 지분을 GM과 GM 관계사가 갖고 있다.

신주는 모두 보통주(1억6268만여주)만 발행하기로 했다. 발행가액은 3019원이다. 구주주 주식 1주당 0.64주씩 청약할 수 있다. 주주배정 기준일은 오는 30일이다.

김종도 GM대우 홍보담당 전무는 "이번 유상증자 결의는 신차 개발비 등 장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주들이 모두 증자에 참여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주주로서 증자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조만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은이 청약할 수 있는 증자 규모는 약 1373억원이다. 만약 실권주가 발생하면 GM대우는 청약을 희망하는 다른 주주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GM대우가 현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며 "다만 매출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번 증자에 성공해도 산은과 자금지원 협상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