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뉴스온에어입니다. 기업형 슈퍼마켓, 이른바 SSM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때 해결무드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아직 대기업과 정부, 소상공인들이 모두 뚜렷한 합의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번 논란의 중심에서 슈퍼마켓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는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과 함께 현황과 해결책에 대해 들어봅니다. 안녕하세요. 기업형 슈퍼마켓 진출 저지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사업조정제도가 대형마트 및 SSM 입점을 보류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전국의 중소상인들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계속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8월말까지 대형마트 및 SSM 관련 사업조정 접수 건수는 총 68건이 넘습니다. 이 중 저희 수퍼마켓협동조합을 통해 신청된 건수가 27건입니다. 저희 회원조합을 통해 신청된 사업조정 현황을 살펴보면, 인천 옥련동, 경기 안양, 수원 매탄동 쪽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입점을 자진 보류하였고, 인천 갈산동, 청주 복대동·용암동 등 14곳에는 사업 일시정지 권고가 발동되어 지자체 주관 하에 자율조정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청주 개신동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서울 대방동 홈플러스 등 경북 구미의 GS슈퍼마켓 등은 기 입점해 있다는 이유로 반려되었습니다. 그리고 광주 수완지구의 롯데마트는 사업조정신청이 기각되었고, 나머지 지역은 현재 실태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대기업 유통업체들이 사업조정신청 전 영업을 하고 있으면 사업조정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입점 날짜를 허위로 알리는 행위, 공사 주변에 가설물을 설치하고 비밀리에 공사하는 행위, 영업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간판도 없이 현수막 하나 내걸고 물건 몇 개 갖다 놓으며 가오픈 하는 행위 등 온갖 편법 행위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조정이 기각되는 사례가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지난 8월 27일 중기청이 광주 수완지구에 입점하는 롯데마트에 대해 사업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 사업조정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그리고 울산에서 신청한 하나로마트에 대한 사업조정에 대해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기각한 바 있습니다. 중기청에 따르면 수완지구의 경우 택지개발을 통해 새롭게 조성되는 신도시 지역으로 이미 상권이 형성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중소기업 상당수의 수요 감소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웠습니다. 즉 롯데마트 인근의 중소 슈퍼마켓이 18개 밖에 되지 않아 사업 조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저는 중기청의 이번 결정이 너무 성급한 판단으로 대기업의 손을 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수완지구에 들어서는 롯데마트의 경우 상식적으로 인근에 들어서는 아파트 주민들(6599세대)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경우 적자를 면치 못하는 구조입니다. 광주수퍼마켓협동조합에 따르면 롯데마트 수완점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일 매출 1억 원 가량을 올려야 하는데, 아파트 주민들의 평균 지출 비용을 계산하고 감안했을 때 일 매출 4200만원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 반경 2~3km까지 영업 지역을 확대해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할 필요성이 생기는데, 즉 주변에 있는 18개 슈퍼마켓만이 롯데마트의 영향을 입는 것이 아니라, 인근 2~3km 내에 있는 모든 중소상인들이 수완동 롯데마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회장님은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형 슈퍼마켓 진출 자체에 대한 규제보다는 상호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룰과 가이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회장님이 말씀하시는 공정한 룰과 가이드란 무엇인가요? 네, 제일 중요한 것은 상호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룰과 가이드를 만들고 중소유통업계의 내구성을 키우는 것입니다. 근데 역으로 말씀드려 현재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대기업 슈퍼마켓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중소상인들이 기업형 슈퍼마켓의 진출을 막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헤비급과 플라이급 선수가 한 링에서 싸울 때 결과는 뻔합니다. 게임이 되려면 플라이급 선수에게 기량을 늘릴 수 있는 훈련 기간이 주어져야 하며, 동시에 헤비급 선수에게는 몇 가지 핸디캡이 적용돼야 할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중소유통업계가 대기업 유통업체들과 경쟁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중소유통업계가 자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런 기간이 주어져야 합니다. 그 기간 동안에는 대기업 유통업체의 점포 출점을 규제하거나 출점 속도를 조절시키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등록제가 논의되고 있지만 대형마트에 적용되고 있는 현행 등록제로는 실질적인 효과가 전혀 없으며, 반드시 지역경제영향평가 의무 반영과 주민공청회 개최, 지역협력사업계획서 의무 제출과 같은 보완 제도가 마련돼야 합니다. 또한 동등한 상황에서 상호 경쟁해 나가기 위해서는 대기업 유통업체에게 몇 가지 핸디캡이 적용돼야 합니다.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일부 품목의 취급을 제한함으로써 경쟁의 여지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가령 예를 들면 대기업 유통점포들의 영업시간을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로 제한하고 주 1회 휴무일을 갖도록 지정하며, 담배나 1차 식품 몇 가지를 취급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입니다. 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출범해 앞으로 소상공인들의 권익 보호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어떤 사안들이 있으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준비 또는 진행을 하고 계십니까? 네, 현재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현안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형마트 및 SSM 등 대형점포의 확산 저지입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경우 대형점포에 비해 소상공인들은 2~3배 높은 수수료율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런 불평등한 수수료 체계를 개선시키지 않는다면 소상공인들은 계속 영세성을 벗어나기 힘들 것입니다. 앞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위해서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를 통해 정부와 국회에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대책 마련을 촉구해 나갈 것입니다. 성명서 전달, 항의 방문, 기자회견, 대규모 집회 등의 수단들이 동원될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향후 연합회 회의를 통해 많은 단체 간 의견을 조율한 뒤 결정할 것입니다.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초대 회장 중 한명으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해주시죠. 우리 소상공인들은 국내 경제에서 적지 않은 비중과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부 지원 정책 대상에서 항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제침체 직격타를 받아 지난해 연말부터 소상공인들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수십만 명의 자영업자들이 쓰러져가는 동안 이렇다 할 정부 대책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대기업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온갖 부당행위를 강요받아도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경영 환경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 단체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개별 단체들이 안고 있는 현안들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그 단체만의 현안이 아닌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전체의 현안으로 부각시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소상공인들 대부분은 열심히 일하면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바라는 것입니다. 소상공인들이 소박한 행복을 꿈꿀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앞장서서 열심히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습니다. 김 회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송철오기자 cos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