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5차미래기획위원회에서 'IT코리아 미래전략'을 내놨다. 자동차 등 10대 IT융합 전략산업 창출(創出), 글로벌 SW기업 육성, 반도체 · 디스플레이 · 휴대폰 등 3대품목 세계 1위 달성,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 등 편리하고 앞선 방통서비스, 초광대역 개발 등 빠르고 안전한 인터넷 등 5대분야에 향후 5년간 189조원을 투자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명박 정부 들어 개별부처 차원을 넘어 범정부적으로 IT산업 육성전략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IT의 힘"이라며 I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T특보 임명에 이어 대통령이 직접 IT 미래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그동안 현 정부 들어 IT가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업계 목소리를 다분히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IT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가 과연 새로운 IT로 나아갈 수 있느냐일 것이다. 우리 스스로는 IT강국이라고 말하지만 인프라가 앞섰다고 언제까지 IT강국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인프라에 걸맞게 얼마나 IT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느냐를 따져보면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IT코리아 미래전략의 초점을 IT융합과 고도화 등 활용도 제고에 두겠다는 것은 일단 평가할 만하다.

문제는 실천의지다. 대표적인 것이 융합이다. 융합은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 그 방향으로 가려면 정부 관련부처부터 융합의 자세가 되어 있는지 따져봐야 하고, 법과 제도를 융합이 촉진되는 쪽으로 과감히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SW도 그렇다. 그동안 SW 육성 얘기는 수도 없이 나왔다. 발표만 해놓고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정부가 2013년까지 글로벌10대 IT서비스기업을 6개로 늘리고, 글로벌 100대 패키지 SW기업을 2개 만들겠다는 목표는 그야말로 선언으로 그치고 말 것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것은 IT코리아의 미래전략도 결국은 민간투자에 달렸다는 점이다. 5년간 189조원의 투자 중 90% 이상이 민간의 몫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를 저해하는 규제 혁파와 투자유인책이 지속적으로 강구되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