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들이 대출을 자제하면서 대출재원인 수신의 증가세도 큰 폭으로 둔화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09년 상반기 중 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1천143조5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1조8천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이 작년 하반기의 45조4천억원보다 33조6천억원 급감하면서 2004년 하반기 이후 4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융채는 작년 하반기 21조2천억원 증가에서 올해 상반기 12조3천억원 감소로 전환됐으며 금전신탁은 7조원 감소하면서 작년 하반기의 1조9천억원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됐다.

시장형상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의 증가 전환에 힘입어 3조2천억원 줄어드는 데 그치면서 작년 하반기(22조5천억원)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됐다.

예금은 34조4천억원 증가하면서 증가 폭이 작년 하반기의 48조6천억원보다 줄었다.

정기예금이 작년 하반기 32조6천억원 증가에서 5조원 감소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요구불예금은 금융위기 여파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12조5천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이 작년 하반기의 2조3천억원보다 5배 이상 확대되면서 2002년 통계 집계 방식을 변경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 영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대출 재원인 수신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적 상황 등으로 요구불예금은 큰 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총수신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6월 말 56.9%에서 작년 말 58.9%, 올해 6월 말 61.3% 등으로 상승했지만 시장형상품 및 금융채의 비중은 같은 기간 36.3%, 34.7%, 33.0% 등으로 하락했다.

6월 말 은행의 수신계좌 수는 1억7천806만좌로 작년 말보다 342만좌 증가했다.

1만 원 이하의 소액예금 계좌는 8천820만좌로 총 예금 계좌 수의 50.5%를 차지했다.

저축성예금의 계좌당 금액은 429만원으로 작년 말보다 7만원 늘었고 정기예금의 계좌당 금액은 3천886만원으로 214만원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