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도전은 기업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틈날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다. 기존 주력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신기술 개발과 태양광 등 신성장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잠재성장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한화그룹의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주력 계열사인 한화석유화학은 공급과잉 상태인 범용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인 전선용 선형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을 세계 두 번째로 개발,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올 들어 3분기까지 지속적인 매출확대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같은 신기술 개발 덕분이다. 이 회사는 전남 여수공장의 기존 범용 설비를 LLDPE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연간 70억원 이상의 수익증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220kV 이상 초고압 케이블 소재(EHV XLPE) 생산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기존 절연소재인 LDPE보다 2배 이상 가격이 높아 향후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작년 12월 울산공장에 330㎿ 규모의 태양전지 셀 공장을 착공하며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다. 연내 태양전지 상업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2011년 이후에는 나노기술을 적용한 고효율 태양전지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확보한 고도의 정밀화학기술을 바탕으로 폴리실리콘-잉곳 · 웨이퍼-태양전지-태양광 발전으로 이어지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2015년까지 태양광 분야에만 총 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는 탄소나노튜브 등 미래 신소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한화나노텍은 지난달 단일벽 탄소나노튜브 대량생산과 정제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나노코리아 2009전시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 회사는 탄소나노튜브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3년까지 총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석유화학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항체치료제 사업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한화석유화학 중앙연구소 바이오센터는 2006년 말 항체치료제 개발에 착수,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항체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임상테스트를 앞두고 있으며 테스트가 끝나는 대로 곧 상업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한국토지공사로부터 매입한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부지에 1단계로 305억원을 투자,항체치료제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