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라야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온두라스인은 5% 정도 밖에 안됩니다. "

르네 우마나 온두라스 대사는 1일 서울 공평동 주한 온두라스 대사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6월 군부에 의해 쫓겨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에 대해 온두라스인들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셀라야 전 대통령 추방은 쿠데타가 아닌 합법적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셀라야 전 대통령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영향을 받아 공산주의 정책을 밀고나가며 헌법을 무너뜨리는 데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온두라스 임시정부가 오는 11월 예정대로 대통령 선거를 치러 새 대통령을 뽑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28일 온두라스군은 셀라야 대통령 축출을 지시한 대법원 명령을 근거로 그를 해외로 추방했다. 이후 온두라스 의회는 셀라야 대통령의 탄핵을 결의하고,로베르토 미첼레티 국회의장을 임시정부를 이끌 새 대통령으로 확정했다.

"서울의 풍경은 매년이 아니라 매일 바뀌는 것 같습니다. " 딱딱한 정치 얘기 때문인지 약간 상기되는 듯하던 우마나 대사는 화제를 바꿨다. 그는 "한국의 가장 큰 매력은 빠른 발전과 변화"라며 "며칠 전 발사한 나로호는 꾸준히 혁신의 기회를 찾는 한국인들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온두라스는 미국은 물론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미주 대륙 한 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이점이 있어 물류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온두라스는 미국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다. 우마나 대사는 "특히 온두라스는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관 등 통관 절차도 간단해 빠른 시간에 미국 남부 지역으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온두라스는 미국 수출을 위한 물류 거점으로도 유망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의류뿐만 아니라 휴대폰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 한국 기업이 진출하길 희망했다. 그는 "온두라스 정부도 한국 기업을 위해 최대한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온두라스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은 섬유 · 의류기업 등 70여 곳에 달한다.

우마나 대사는 한국에 부임한 지 6년째다. 하지만 그는 대사직을 맡기 전인 1997년부터 개인적 비즈니스로 한국을 자주 방문했고,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로 재직할 때는 한국인 친구도 많이 사귀었다고 귀띔했다. 한국 음식에도 익숙해 가리는 음식이 없고,특히 김치는 매일 식탁에 올린다고 자랑했다.

글=조귀동/사진=김병언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