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업체가 쌍용자동차 인수 추진을 선언하고, 인수대금으로 3000억원 선을 제시했다.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1일 "다수의 기관투자가를 모집해 '기적 쌍용차 사모펀드'를 구성,쌍용차 인수를 추진하겠다"며 "인수대금은 쌍용차 지분 51%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해 3000억원 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인베스트는 2002년 출범한 기업구조조정 및 사모투자펀드 전문회사다.

박 대표는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후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 법원이 신차 개발자금 투입을 강제하는 구속 약정서를 요구할 것"이라며 "추가 투자자금으로 5000억~6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인수자금과 추가 투자자금을 합해 총 8000억~9000억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 대표는 현재 1000억~2000억원 규모의 기관투자가 다수와 펀드참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완성차를 비롯한 제조업체 중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쌍용차 노조에 대한 인식이 워낙 부정적이어서 쌍용차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생각보다 적다"며 "경기도에도 500억원 규모의 투자요청 제안을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쌍용차 인수협상은 다음 달 중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쌍용차가 오는 15일까지 서울중앙지법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후 채권단 등 관계인 집회 승인을 거치기까지 시간이 소요돼서다. 이와 관련,박영태 쌍용차 관리인은 "현재로선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 없다"며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M&A 분위기도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