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도로 철도 전력망 등을 건설하는 정부 정책은 인프라 관련 기업의 투자매력을 높인다. 이에 따라 인프라펀드 투자자는 경기회복기와 주가반등기가 오면 다른 펀드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인프라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30% 수준이다. 적잖은 수익률이긴 하지만 방어적인 상품으로 간주되는 소비재펀드의 같은 기간 성과인 40%보다 부진한 성적이다. 또 70~80% 급등한 브라질 러시아펀드 등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정책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된 인프라 펀드의 성과가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이유는 인프라펀드의 투자가 상반된 특성을 가진 두 업종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인프라 업종에는 건설 기계 등과 같이 경기에 민감한 종목은 물론 통신 유틸리티처럼 덜 민감한 주식도 포함돼 수익률을 갉아먹는다. 실제로 올 들어 코스피가 40% 이상 올랐지만 통신주는 평균 10%의 손실을 입고 있다. 이처럼 성격이 상반된 두 업종에 투자하는 것은 분산투자 차원에서는 좋지만,고수익을 노리는 인프라펀드의 본래 목적 구현에는 부적합한 방식이다.

경기의 본격 회복을 노린 공격적인 투자목적으로 인프라펀드에 가입하는 경우라면 투자지역을 선별하는 방법을 고려할 만하다. 통상 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진시장의 경기부양책은 소비 확대에 집중되지만 신흥시장에선 인프라 투자와 소비확대 정책이 동시에 추진된다.

따라서 향후의 시장전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는 정부정책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신흥시장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인프라펀드는 올 들어 30~40% 올라 글로벌 인프라펀드 수익률 4~7%를 크게 웃돌고 있다. 다만 펀드의 변동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다른 상품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위험을 축소하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삼성증권 컨설팅지원팀장 sy916.ho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