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이후에나 새 타미플루 선적 가능"
"약품 제때 받으려면 한국정부의 빠른 의사결정 필요"


한국 로슈가 국내 타미플루 공급량이 부족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새로 만들어진 타미플루만 고집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로슈의 이 같은 주장은 정부가 최근 타미플루 복제약 생산을 위한 `강제실시권' 발동을 언급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로슈의 울스 플루이키거(Urs H. Flueckiger) 대표이사는 28일 연합뉴스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타미플루의 전 세계 총생산가능 물량은 연간 4억 팩 규모"이라며 "이 정도의 물량은 현재의 수요나 앞으로 예측되는 주문 물량(즉 수요량)을 충분히 넘어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 타미플루 공급이 부족한 데 대해서는 한국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플루이키거 대표는 "한국 정부가 추가적인 타미플루 주문을 하게 되면 약품은 적절한 시간 안에 공급될 것"이라면서도 "보건복지가족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약품의 장기보관을 위해 가능한 최장 유효기간을 가진 약품, 즉 신규로 제조된 약품을 일반적으로 고집하고 있어, 공급의 타임라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즉, 이는 약품 주문이 들어 온 후에 (타미플루가) 생산되고, 생산 과정은 당연히 기 제조된 약품을 공급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로슈 스위스 본사에 따르면, 올 10월 중순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출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최장 유효기간을 지닌 다량의 타미플루에 대한 분할선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이미 제조된 약품 중 유효기간이 2013년까지인 약은 그보다 더 빨리 선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로슈의 설명대로라면 한국정부가 유효기간이 다소 짧게 남아있는 타미플루를 사면, 국내에 좀 더 빨리 공급할 수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플루이키거 대표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이미 보건복지가족부와 질병관리본부에 전달했다"면서 " 이 같은 사유로, 약품을 제때 조달받으려면 한국 정부가 조달관련 의사결정을 최대한 빨리 내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로슈 한국법인이 현재 충분한 타미플루 물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타미플루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규제 당국의 수입품에 대한 품질 검토 테스트에 따라, 시장에 약품이 나오기까지 때에 따라 최대 2~3일 정도 공급에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