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 분야의 오랜 난제로 여겨지던 '대면적(넓은 면적)으로 정렬된 고분자 나노패턴 제작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김상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37)팀과 삼성전자 LCD연구소가 공동으로 '대면적 나노구조 템플릿 제작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소재 분야 국제저널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지' 24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으며 현재 국내 및 미국에 특허 출원됐다.

최근 나노기술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물질 중 하나가 서로 다른 종류의 고분자 사슬(Polymer Chain)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킨 블록공중합체(Block Copolymer)다. 블록공중합체 내에 스스로 형성되는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구(Sphere),원통(Cylinder),층상(Lamella) 형태의 구조들을 활용하면 기존 반도체 제작법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점이나 선 형태의 구조들을 매우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블록공중합체의 분자조립 나노 구조는 그 배열이 불규칙하고 많은 결함을 갖고 있어 실용적인 나노패턴 기술을 개발하려면 블록공중합체의 분자조립 나노구조를 원하는 형태로 잘 정렬시킬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블록공중합체 고분자 박막이 '두께 구배(언덕모양의 구조)'를 갖게 되면 이들의 나노구조가 두께 구배 방향으로 스스로 정렬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고분자 박막의 온도를 조금 올린 뒤 물결 무늬를 갖는 금속 도장을 마치 고분자 박막에 도장 찍듯이 눌러 두께 구배를 만들었다.

이 같은 방법으로 개발한 '대면적 나노구조 템플릿 제작 기술'은 기존 블록공중합체 나노구조 제어기술에 비해 매우 단순하고 넓은 면적에서 연속 공정이 가능해 전자소자나 고효율 바이오센서,디스플레이 소자 등에 폭넓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블록공중합체 나노패터닝 기술을 대면적에 적용해 실제 나노소자공정에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