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대형 유통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대학 캠퍼스 내 입점을 시도했지만 결국 자초됐다.
이로써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에 이어 대형마트의 캠퍼스 입점 추진으로 불거진 '대학 내 상업화 논란'이 일단락됐다.

서강대는 캠퍼스 내 구(舊)R관을 허물고 홈플러스가 입점할 예정이던 ‘국제인문관 및 개교 50주년 기념관’ 건물의 신축 계획을 취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서강대는 내년 2학기 준공을 목표로 구 R관을 철거한 자리에 기념관을 신축하는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관할 구청인 마포구가 녹지공간과 장애인 관련 시설을 더 확보하고 주변 상인들의 반발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며 인·허가를 미뤄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서강대 관계자는 "내년 개교 50주년을 맞아 연구실, 강의동 등 교내 공간을 조속히 확보해야 하는데 기념관 건물의 인·허가가 미뤄져 신축 계획을 취소하고 다른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당장 오늘 인·허가를 받는다고 해도 철거·공사기간을 고려할 때 당초 목표인 내년에 준공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구 R관을 리모델링하는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고 홈플러스 측도 학교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전달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은 "서강대 측에서 계약 취소를 통보해 온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수용한 상태는 아니다"며 "홈플러스는 학교 측에 철회 의사를 재검토 해달라고 회신했고, 계약 성사를 위한 설득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앞서 전임 손병두 총장 재임 시절 삼성테스코가 860억 여원의 건설 비용을 들여 지상 11층, 지하 4층 규모의 ‘국제인문관 및 개교 50주년 기념관’을 지어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비영리 교육단체인 서강대가 1000억원에 가까운 공사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안되는 상황에서 민자유치를 통해 비용을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그 대가로 삼성테스코는 30년 동안 무상 임대 형태로 6개층에 입점해 홈플러스를 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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