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을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되면서 노사가 극단적으로 대립해온 금호타이어가 전격 직장폐쇄를 단행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호타이어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전격적으로 '쟁의행위 중단 조건부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쟁의행위 중단' 조건부이긴 하지만 이날 제20차 교섭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단행된 직장폐쇄에 대해 노조 측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노사교섭에서 진전이 없으면 오후 3시 광주공장 운동장에서 전 조합원이 참석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대응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 26일에는 당초 예정대로 전면파업을 진행하고 차기 집행부 선거 일정이 시작되는 27일부터 9월 2일까지는 정상조업에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측은 교섭과 쟁의행위에 대한 대응은 별개라는 원칙을 세우고 그동안 정리해고자 명단을 노조에 통보하는 등 9월 16일로 예정된 정리해고 시행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아왔다.

회사 측이 이날 전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은 그동안 노조가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번갈아 하며 2개월 이상 쟁의행위가 지속돼 생산 피해액이 1천억원에 이르는 등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회사 측에 따르면 회사가 직면한 경영상 위기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누적돼 온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회사 측은 지난 2004년부터 영업이익이 꾸준히 감소해 2008년부터 영업적자로 전환됐고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적자가 1천42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사측은 이번 교섭과정에서 태업과 파업을 통해 현재까지 약 1천억원의 생산 피해액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데도 생산직의 임금 추이는 2004년 18.2% 인상을 시작으로 2005년 11%, 2006년 12.6%, 2007년 8%, 2008년 7.6% 등 5년 동안 평균 약 11.5%의 인상률을 보였고 2004년 대비 2008년 현재 71.6%가 인상됐다는 것이다.

2008년 금호타이어 평균 임금이 6천600만원으로 전체 상장법인 가운데 20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1억원 이상 200여명, 9천만원 이상-1억원 이하 400여명, 8천만원 이상 9천만원 이하가 700여명에 달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현 임금수준이 동종업계 최상위권에 속해 원가 경쟁력과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일시적 임금 동결을 제안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지난해 12월 세계 경기침체에 따라 영업량에 맞춘 감산에 합의하면서 실질임금 20% 삭감을 받아들이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협조했으며 더는 양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교섭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