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스포티 세단'이라는 성격을 부여하며 처음 내놓은 쿠페형 차량 `포르테 쿱'은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는 20∼30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모델이다.

실용적인 세단에 비해 디자인이 더 젊어 보여야 하고 차를 몰았을 때 받는 느낌도 안정적이라기보다는 강렬해야 한다.

도심과 주요 간선도로에서 시승해 본 포르테 쿱은 이 같은 기아차의 출시전략에 제대로 부합하고 있었다.

우선 세단 모델인 포르테보다 더 스포티해진 디자인이 눈에 띈다.

앞범퍼가 하단부로 갈수록 옆으로 넓어지는 모양을 지녀 쿠페형 차량의 외관을 살려주고 납작하면서 날렵해진 뒷면 헤드램프가 기존 포르테보다도 훨씬 젊어진 인상을 준다.

쿠페형 차량답게 차량 문이 2개이고 길쭉하며 차 유리에 테두리가 없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내장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몸을 감싸주는 듯한 버킷시트가 갖춰져 일단 착석하면 스포츠카에 들어 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앞좌석은 중형차에 견줘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쿠페에서는 필연적으로 비좁을 수밖에 없는 뒷좌석도 앞좌석을 접은 뒤 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아주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량이 경쾌하게 앞으로 튀어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스포츠카 주행에 익숙하다면 새로울 게 없지만 일반 세단만 몰았던 운전자라면 살짝 밟았는데도 역동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을 감지할 수 있다.

가속은 시속 120㎞ 정도까지 수월하게 올라간다.

통상 준중형 차량을 가속할 때 발생하는 엔진음보다 묵직한 소리가 비교적 일정하게 나오기 때문에 귀가 불편하지 않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장착하고 있어 코너링을 돌 때에도 밀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4륜 디스크 브레이크가 적용됐기 때문인지 감속이나 제동 성능도 수준급이었다.

다만 시속 150∼160㎞ 이상 구간에서는 가속 페달을 세게 밟아도 탄력 있게 속도가 붙지는 않았다.

과속 방지턱이나 노면이 불규칙한 곳에서 비교적 진동이 큰 점도 아쉽게 느껴졌다.

포르테 쿱은 엔진 종류 등에 따라 최대출력이 124∼158마력이고 가격도 1천541만원∼1천996만원 선이다.

차량의 사양과 가격을 감안하면 역동적인 주행감과 개성 있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젊은 구매자들에게 잘 어울릴 모델로 평가받을 만 하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