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많이 오른 원자재펀드에 아직 매력이 있을까.

24일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주(13~19일) 국내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1천37억원이 빠져나가면서 3주 연속 자금유출을 이어간 가운데 전체 섹터펀드 중 유일하게 원자재 펀드만 설정원본이 141억원 늘었다.

지역별로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돈이 빠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가 예상되는 러시아펀드(86억원)와 브라질펀드(20억원)에만 돈이 순유입됐다.

이같은 자금흐름을 보면 원자재 펀드에 대한 매력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자재가격의 급등세가 연초 이후 지속되고 있어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이래 수익률을 주요 자산별로 비교해보면 원유가 64.3%로 가장 높이 반등했고 코스피지수가 40.6%, 상품지수는 15.1%, 금은 9.5%, 농산물은 -6.0% 순이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 파트장은 "내년과 2011년 세계경기와 물가는 안정적으로 상승할 전망이어서 디플레이션이나 L자형 장기침체와 같은 극단적 상황이 없다는 전제하에 원자재 투자는 유망하지만 부진한 현재의 실물수요와 긍정적 미래전망에 대한 괴리가 커져감에 따라 단기급등한 원자재 가격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횡보 또는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물가상승률과 원자재별 가격 민감도를 분석해본 결과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에 대한 민감도는 유가가 가장 높고, 과거 경기저점 이후 원자재 가격은 원유, 금, 상품지수, 농산물 순으로 반등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오 파트장은 이에 따라 원자재펀드 신규투자자는 현재부터 연말까지 균등 분할매수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가격이 급락하면 남은 원자재투자 예정액을 전액 집행해 저가매수의 기회를 활용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면 기존투자자는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기존 투자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재에 투자하면서도 안정성에 좀 더 비중을 둔다면 천연자원 펀드를, 변동성을 감수하면서도 수익성을 추구한다면 원유.러시아펀드를 추천했다.

동양종금증권 백지애 펀드애널리스트는 "원자재 펀드는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게 유효하다"면서 "상품가격보다는 펀드 유형에 따른 성과가 크게 반영된다는 점에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미래에셋맵스로저스 커머디티 인덱스 파생 펀드와 JP모간 천연자원주식 펀드를 추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