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롤플레잉게임(RPG) 'C9'의 기세가 심상찮다. 공개 시범서비스 닷새 만에 100만명의 이용자가 몰려들 정도로 상한가를 치고 있다. NHN이 개발한 이 게임은 지난 15일 공개 시범서비스 첫날에만 42만명의 게이머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고 동시접속자 수도 6만명에 달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에 버금가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 또 하나의 대박게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닷새 만에 가입자 100만명 돌파



C9는 공개시범서비스 이전부터 게이머들 사이에서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공개 서비스 이전에 개설된 C9 팬카페 회원은 3만명에 이르고 이벤트 참여도 뜨거웠다. 홈페이지를 클릭할 때마다 게임 공개시간이 1시간씩 당겨지는 '게임 오픈시간 앞당기기'라는 이색적인 이벤트에 1만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공개 당일이었던 지난 15일 게이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지 13시간 만에 이용자 수가 32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평균 게임 플레이 시간도 3시간6분에 달했다. 아이온 같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못지않은 성과를 낸 셈이다.

NHN은 몰려드는 게이머들을 수용하기 위해 서버를 늘리느라 분주했다. 첫날 4개 서버의 80개 채널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게이머들이 예상 밖으로 많이 몰리는 바람에 서버 2개를 서둘러 늘렸다. 그런데도 게임서버는 만원 사례를 빚었다. 서비스 닷새 만에 이용자가 100만명을 훌쩍 넘어서자 서버 1개와 게임채널 47개를 추가,게임 채널이 182개로 늘었다.

◆역동적인 전투장면 압권



C9이 주목받는 이유는 뛰어난 게임성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액션 효과와 타격감이 다른 게임에 비해 사실적이어서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예컨대 전투 과정에서 게임 캐릭터가 공격할 때 마치 실제 타격을 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지난 3월 실시한 1차 비공개서비스 이후 업데이트된 캐릭터 꾸미기도 주목받고 있다. 남자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샤먼 캐릭터의 경우 변신 기능을 활용해 유명 연예인을 닮은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

웅장하고 역동적인 전투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NHN게임스에서 자체 개발한 게임엔진을 사용해 현실 세계와 똑같은 느낌을 주는 3차원 게임 환경을 연출,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한층 높였다. 게임을 하다 보면 게이머의 눈에 실제로 태양이 비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불에 그을린 초원을 표현한 장면도 사실적이다.

게임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난입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플레이 도중에 예상치 않게 적이나 동지가 생겨나는 이 시스템은 온라인 액션RPG 중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다. 이 시스템 덕분에 게이머는 더욱 긴장감을 맛볼 수 있게 돼 게임의 재미가 한층 좋아졌다. 난입 시스템을 통해 게이머 간에 협력이나 공격 플레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된 것도 색다른 점이다. 게이머 간 전투(PvP) 시스템도 주목받고 있다. 격투 콘솔게임으로 유명한 스트리트파이터에 못지않은 격투 게임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게임,웹보드게임 한계 벗는다


C9의 선전 덕분에 NHN의 한게임 서비스는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개발했던 MMORPG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고전해 왔으나 C9의 성공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짐에 따라 고스톱 포커 같은 웹보드게임에 편중되지 않고 인기 게임 장르를 넓힐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정호 NHN 한게임 대표는 "C9 덕분에 웹보드게임에 쏠려 있는 매출 구조도 웹보드게임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