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인쇄업의 불황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미 여러 해 전 시작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사양 산업이라는 회의적 인식까지 겹친 상태다. 하지만 올해로 33년째를 맞는 정문출판㈜(대표 정윤곤)의 경영활동을 보면 '나쁜 환경을 탓하지 말라'는 오래된 관용구가 결코 헛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10년 전부터 해외로 진출한 이 기업은 슬로바키아,멕시코,인도네시아 등지에 총 4곳의 공장을 지어 대륙별 거점을 마련하고 수출 비중 강화에 매진해 왔다. 국내 인쇄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넓은 무대에 올라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드는 '역발상 전략'을 쓴 것.

활로 모색의 두 번째 방안은 국내 출판인쇄 시장에 IT기술을 접목한 것.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매뉴얼과 함께 CD에 담아 대기업과 보험사 등에 판매하는 것이다.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정윤곤 대표는 "환경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품질 요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업체들도 수준 높은 인쇄기술을 접하고는 흔쾌히 발주서에 사인을 할 정도로 신뢰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의 선택은 알찬 결실로 보답 받았다. 지난해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 시장에서 달성하여 많은 외화획득에 기여한 것. 현재는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폴란드 공장 설립도 타진 중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운용 프로그램 매뉴얼에 대한 라이선스를 갖춰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에도 힘을 실었다.

국내에서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내수 매출 중 삼성,현대,LG,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대기업 수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정 대표는 "높은 품질력과 서비스로 다가가 신뢰감을 얻은 것이 주효했다"고 비결을 밝혔다.

정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회사 JMI그룹이 지난 5월 설립한 '금계문화장학재단'을 중심으로 매년 장학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