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8분여를 남기고 멈춰섰던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오는 25일 7전8기에 나선다.

지난 19일 나로호는 900초 카운트다운 중 마지막 7분56초를 남긴 시점에서 발사 중지되면서 발사가 7번째 연기됐다. 원인은 발사체 전체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자동 시퀀스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분석됐다. 1단 발사체 내부에는 각종 밸브를 작동시키는 헬륨 고압탱크가 있는데 이 탱크의 압력 변화를 자동 시퀀스가 오류로 인식해 자동으로 발사를 중지시켰던 것.

나로호는 지난 20일 발사대에서 조립동으로 이송돼 보관 중이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은 "25일은 해외에 통보된 발사예비일(20~26일) 내에 있으므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으며 당일 기상 조건도 발사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오류를 수정했다고 해도 이번 발사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위험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또 다른 기술적 결함이나 새로운 소프트웨어 문제로 다시 발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나로호 발사를 위해 러시아에서 도입한 1단 발사체와 1단 발사체 소프트웨어가 실제 상황에선 처음 적용되는 만큼 미처 예상하지 못한 오류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날씨도 변수다. 기상청에 따르면 나로우주센터는 26일에는 구름이 많이 끼고 27일에는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같은 기상조건이 하루 이틀 앞당겨 진다면 나로호 발사는 25일 시도되기 힘들다. 이렇게 되면 태풍 시즌인 9월 초를 피해 9월 중순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과정에서 만약 나로호에 또다시 연료를 주입했다 빼내는 상황이 온다면 나로호 기체에도 악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 나로호는 발사 직전 섭씨 영하 190도에 이르는 액화산소를 주입한다. 탁민제 KAIST 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극저온 상태가 반복되면 기체에 열피로 현상이 생겨 구조적으로 약해진다"며 "단단한 철판을 극저온에 놓아둔 상태에서 충격이 이어지면 깨지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라고 설명했다.

나로호 재발사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나로호는 발사 이틀 전 상황부터 이전 발사 준비 과정과 똑같은 순서로 일정이 진행된다. 항우연은 발사 3일 전인 22일 나로호와 발사대,추적 장비와 관제장비 및 자동시퀀스 프로그램 전반에 대해 다시 한번 재점검을 수행할 예정이다. 발사 이틀 전인 23일에는 조립동에서 나와 발사대로 이송되고 발사 하루 전인 24일에는 전기적 점검을 비롯해 발사체,지상설비,자동발사체계 등 각종 부문에서 발사 당일과 똑같은 순서로 리허설이 진행된다. 발사 당일인 25일 발사 2시간 전부터 1단 추진체에 연료인 케로신과 산화제인 액화산소가 주입된다. 이후 발사 15분 전부터 카운트다운에 돌입한다. 발사 시간은 이전과 같은 오후 5시께가 될 전망이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