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서울 중랑구 묵동에서 삼겹살전문점 '돈굽는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이민정(41),오지숙(38) 부부입니다. 지하철 7호선 먹골역 5번 출구와 6번 출구 사이의 이면도로 50m 지점에 있습니다. 가게는 66㎡(20평)로 테이블 9개를 두고 있습니다.

2007년 9월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25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습니다. 인수할 때 권리금 3000만원과 시설투자비로 4000만원이 들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둔 뒤 창업 아이템을 찾다가 음식점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외식업 운영 경험은 전혀 없었으나 아내의 음식 솜씨가 좋아 삼겹살전문점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하이실전창업스쿨'에서 부부 모두 3개월씩 교육을 받은 게 전부입니다.

아내가 아르바이트 한 명과 함께 주방 및 홀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두 번 쉬고,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새벽 2시까지 강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메뉴는 1인분에 5900원 하는 삼겹살,목살,돼지갈비와 6900원인 항정살,갈매기살 등입니다. 점심 매출을 올리기 위해 제육볶음,육개장,김치찌개,된장찌개,순두부찌개 등을 팔고 있습니다.

올 들어 월 매출은 400만원 선으로 50%에 가까운 재료비와 관리비,인건비 등을 내면 매월 적자입니다. 개점 초기에 비해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창업할 때 서울시로부터 창업자금 2000만원을 지원받아 원리금 상환 부담도 큽니다. 지하철 역세권이라 장사가 잘될 줄 알고 문을 열었으나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창업교육을 열심히 받아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으나 상권조사에 실패한 것 같습니다. 2년 만에 적자만 5000만원 이상 쌓였습니다. 가족의 생계가 달려 있습니다. 위기극복 방안을 알려주세요.

'가게'-가계' 운영 구분해 원가관리 철저히

A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에서도 매달 2만여개의 음식점들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영업 중인 식당들의 매출도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늘고 있는 업체도 많습니다. 의뢰인 매장은 경영면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됩니다.

지하철 7호선 군자역에서 태릉역까지 이어지는 중랑구 지하철역세권은 다세대나 단독주택이 많고,중랑천이 가로막혀 배후세대가 취약합니다. 소비수준이 낮은 데다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가게가 많아 생존경쟁은 치열합니다. 입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주민의 소비수준에 맞춘 눈높이 영업을 전개해야 합니다.

영업 여건이 열악한 곳일수록 다른 업소와 차별화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저가형 고기전문점은 육질만으론 다른 업소와 차별화가 어렵습니다. 소비수준이 낮다고 해서 저가 메뉴만 선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판매방식에서 탈피해 가격을 이원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5900원짜리 삼겹살(칠레산)과 7900원짜리 삼겹살(국내산)로 나눠 파는 게 효과적입니다. 국산을 제공할 때 단호박,양파,고구마 등을 함께 제공하면 푸짐해 보입니다. 가게의 대표 메뉴도 만들어야 합니다. 삼겹살,갈매기살,항정살,목살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모둠고기 메뉴를 추천합니다.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재고관리가 용이합니다. '전문점' 이미지를 심어줘 고객 만족도가 높아집니다.

매장 관리도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게 외부공간이 넉넉해 야외용 테이블이 설치돼 있으나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고객들을 야외 테이블로 유도해 퇴근길 손님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서빙 인력이 부족해 신속한 서비스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반찬류나 야채류를 셀프로 운영하고 있으나 고객들은 테이블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점심식사의 경우 서빙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김치를 중심으로 하는 생고기 김치찌개,생고기 김치볶음,김치섞어찌개 등으로 메뉴를 구성해 손님들이 테이블에서 끓여먹게 하면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양은솥밥을 제공하고 식사 후 누룽지를 끓여먹게 해도 좋습니다. 반찬이나 찌개가 맛을 좌우하지만 밥만 맛있어도 식사 만족감이 커집니다. 점심 영업은 저녁 매출로 곧바로 연결됩니다. 저녁 메뉴 중 한 가지를 미끼 상품으로 선정해 다른 메뉴보다 1000원 정도 싸게 판매하는 방식을 고려해 보세요. 고기를 먹은 뒤 후식으로 김치말이국수,냉면,잔치국수 등을 2000원에 제공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상차림은 파절이,마늘,고추,야채,김치 등으로 구성하고 젊은층이 선호하는 매운맛 칠리소스나 카레를 이용한 소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고기와 먹을 수 있는 간장 오이피클이나 야채피클을 만들어 제공하면 신선감을 줄 수 있습니다.

의뢰인은 영업적자 상태에서 생활비와 교육비까지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가게'와 '가계'의 자금 구분이 어려운 상황으로 추정됩니다. 적자가 나는 가게일수록 경영을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신용카드로 식자재를 구입하고 결제대금과 맞물려 원가계산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확한 원가계산을 통해 메뉴를 개발하고 가격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하루 15시간 이상 일을 하고도 인건비가 안 나오면 폐업하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쉽게 가게가 팔리지 않고 있으며,가게를 정리한 뒤 다른 생계수단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 눈높이를 맞춘 영업방식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바랍니다.

정리=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상권 확대경

연립 밀집된 주택가… 소비력은 약해

서울 중랑구 먹골역 상권은 지하철 7호선 태릉역과 중화역 사이에 있다. 점포의 1차 상권인 반경 500m 이내에 1만여세대,2만7000여명이 살고 있다.

다른 역세권과 달리 빌라,연립주택이 밀집돼 있고 단독주택 비율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중화뉴타운과 가깝고,동일로 및 동부간선도로와도 인접해 있다.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편리해 주민 대다수가 출퇴근하는 맞벌이 부부로 구성돼 있다.

소매와 생활서비스 업종이 다수 포진하고 있고,주점 80여개와 식당 및 고깃집 80여개,분식집이 40여개나 몰려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상권 내에 직장인 소비층이 적어 맛과 실력을 갖춘다 해도 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다. 대부분 식당들은 인근 아파트와 주택단지의 소규모 손님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먹골역 1번 출구 먹골삼거리 쪽으로 학생 등 젊은층을 겨냥한 롯데리아,배스킨라빈스,파리바게트 등이 있다.

주변 지역이 부분적으로 재개발 계획이 잡혀 있어 향후 생필품 등 생활근린 업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 요충지인 데다 인근 가구상가가 계속 커지고 있어 상권은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먹골역 주택가 상권에서 성공하려면 고가품이나 가끔 구매하는 상품보다 생필품을 취급하는 업종을 골라야 한다. 가족 단위 고객이 많기 때문에 매장 인테리어도 중요하다. 고객층은 인근 지역 거주자 중심이어서 개업 초기 단골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지역이다.

삼겹살전문점 Tip

고가형은 고가품질로 승부… 저가형은 다양한 밑반찬 중요

-유행보다는 고객이 꾸준히 찾을 수 있는 메뉴를 선정해야 합니다. 독특한 메뉴로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고객을 잡아두기는 어렵습니다.

-식당 운영자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인건비입니다. 삼겹살은 조리가 단순해 주방 일손이 많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반찬서빙,야채 리필,불판 교환 등이 잦은 데다 고기를 뒤집고 썰어줘야 합니다. 완제품 공급,조리 단순화 등을 통해 과도한 인건비 지출을 줄여야 합니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부가 메뉴를 도입해야 합니다. 삼겹살전문점은 겨울철 매출이 높고 여름철에 20~30% 떨어집니다. 따라서 김치국물을 활용한 냉김치말이 국수,김치칼국수,해산물,소시지 등 계절 메뉴를 판매하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상권과 소득수준에 따라 상차림 및 고기 품질을 차별화해야 합니다. 소비수준이 낮은 지역에서는 저렴한 가격대의 육류를 준비하고,다양한 밑반찬을 제공하면 효과가 있습니다. 객단가가 높은 상권에선 값 비싼 고품질 육류 수요가 많습니다.

-상권별로 테이블과 좌석 배치를 달리해야 합니다. 역세권,유흥 및 먹자상권의 경우 직장인,친구,연인 등의 고객이 많아 한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고 빨리 장소를 옮기므로 좌식보다 입식을 선호합니다. 반면 가족 단위가 많은 주택가 상권에서는 한자리에서 다양한 메뉴를 즐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좌식을 선호합니다.

도와주신 분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회장,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소장,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

중기청·한경 자영업 무료 컨설팅 … 상담해 드립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은 외식·서비스·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합니다. 고민을 알려주시면 경영진단 컨설턴트,상권 분석가,음식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전문 컨설턴트가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 ,02-2264-2334)에서 합니다.


프로처럼 요리하기 ③맛 있는 면 삶기

굵기가 제일 가는 소면은 한번 끓어오르면 찬물 한 컵을 붓고,또 끓어오르면 한 번 더 부은 다음 세 번째 끓어오를 때 불을 끄고 헹궈내면 된다. 소면은 세 번,중면은 네 번,왕면은 다섯 번 찬물을 넣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