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지식도 보호 받아야 할 재산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세상을 창조한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낸다.

좋은 글과 아름다운 음악도 인간의 영혼을 맑게 한다.

살아가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창작에는 언제나 땀과 노력이 들어간다.

전구를 발명한 에디슨도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빌 게이츠도, 세계적인 문장가였던 셰익스피어도 자신의 재능보다 끊임 없는 노력에서 새로운 무엇을 찾아냈다.

이들의 노력에 대한 대가는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

이들의 창작품을 함부로 베끼거나 복제한다면 그것은 도둑질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게 특허법이며 저작권법이다.

특허의 발전은 근대 시민사회의 발전과 맞물려 있다.

중세 시대 과학기술자와 소설가, 화가들은 대부분 궁중이나 귀족에 예속돼 있었다.

자신의 발명품과 작품이 군주와 귀족을 위해 이뤄졌다.

그러나 자신의 지식과 기술이 자신의 독자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식도 재산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특허와 저작물에 대해 '지식 재산권'이라는 권리가 인정된 것이 근대 사회의 출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권리는 시민사회를 발전시켰으며 개인주의를 퍼뜨렸다.

그리고 지식으로 무장한 새로운 시민 계급을 만들어 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최근의 전자 정보 기술의 발전은 지식재산권 제도에 중대한 도전적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복사기와 팩스기기, 그리고 컴퓨터와 인터넷의 출현은 누구라도 복제와 복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도서관 한 곳의 모든 책들을 CD 한 장에 모두 담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마음만 먹으면 남의 글이나 노래 그림 등을 원본 그대로 베낄 수 있다.

일부에서는 지적 창작물을 모두가 공유하자는 카피레프트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의 인터넷 사업자인 구글이 미의회 도서관의 모든 장서를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밝히자 미국과 유럽의 출판업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은 인터넷에 인류의 작품들이 모두 공개된다면 앞으로 누가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릴 것인지 물으면서 지식재산의 독점과 소멸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든 치료약이든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좋은 것들에는 그것을 만들어 내는 누군가의 아이디어와 땀과 시행착오와 비용이 투입되어 있다.

지식 재산권은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꽃피우고 발전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아무리 공공적 이용도 좋지만 이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해야만 인류의 발전이 계속될 것이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