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지속…증시 영향 제한 전망"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장기 자금 유출 기록이 경신되면서 자금 유출을 불러오는 펀드 환매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자금 유출 규모는 역대 기록과 비교했을 때 크지 않고 외국인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관계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 국내 주식펀드 역대 최장 유출 기록 경신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하루 동안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천204억원이 순유출돼 23거래일 연속 자금이 감소했다.

이로써 2006년 5월 펀드 자금 유출입 통계 작성 시작 이후 2007년 3월 30일~2007년 4월 30일 사이 22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던 최장 유출 기록이 경신됐다.

자금 유출 규모는 1조7천97억원으로 펀드 자금 유출입 통계 작성 이후 3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2007년 3월 30일~4월 30일 22거래일 연속 순유출때는 2조9천878억원이, 2007년 2월 1일~2월 27일 18거래일 연속 순유출 때는 1조5천893억원이 각각 빠져나갔다.


◇ 대량 환매 이미 시작?

이달 들어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하루 평균 빠져나간 금액은 862억원이다.

통상 하루 동안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출되면 펀드 대량환매라고 볼 수 있는데, 아직 그 정도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최근 자금이 연속 순유출된 23거래일 중 5거래일은 빠져나간 자금이 1천억원을 넘었었던 점과 코스피지수 1,600선 이상에서 전체 펀드자금의 54%인 44조원이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가 올라갈수록 대량 환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현재 자금 흐름은 자금이 18거래일, 22거래일 연속 빠진 기록이 있고, 하루 평균 1천억원 이상이 유출됐던 2007년 상반기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병훈 연구위원은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시기에 주가 흐름을 보면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던 시기가 아니라 상승하는 시기였다"면서 "18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갈 때는 2007년 2월 코스피지수가 1,300에서 1,400으로 넘어갈 때였으며 22일 연속일 때는 2007년 4월 1,400에서 1,500으로 올라갈 때였다"고 말했다.

실제 2006년 8월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일 연속 자금이 유출된 횟수는 모두 35차례였는데, 이 중 27차례는 상승시기였다.


◇ 당분간 환매 지속…내년까지 계속될 수도

전문가들은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올해를 넘겨서도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오성진 WM컨설팅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앞두고 지수 상승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적립식.거치식 펀드 모두 수익이 난 상태가 대부분이라 환매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당분간 유출세는 불가피하다"면서 "환매는 연말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1,600선 이상 지수대에 워낙에 자금이 몰려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펀드에서 지속적인 순유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어도 하반기 들어 나온 개인의 환매자금 2조원 만큼은 추가적인 환매가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이는 우려스러운 정도는 아니며 오히려 중장기적 균형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환매로 인해 국내 주식형 펀드들의 매수 여력은 약화된 상황이나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는 연초 이후 증시 견인 주체는 14조8천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는 투신권이 아니라 18조7천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는 외국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