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한국메세나협의회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8 국내 기업 문화예술 지원 현황'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메세나 1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또 한번 확인한 것이다.

1972년 현대중공업 창립 당시만 해도 울산은 산업은 물론 문화의 불모지와도 같았다. 현대중공업은 산업과 문화가 조화를 이뤄야만 비로소 시민들의 삶도 풍족해진다는 판단을 했다. 이후 지역문화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앞장섰다. 현재 문화 인프라 조성 및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만 연간 150억원 이상을 투입할 정도다.

1991년 한마음회관을 시작으로 1998년 현대예술관까지 총 7개의 문화예술회관도 건립했다. 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수준의 문화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특히 현대예술관은 1000여석의 대규모 공연장과 미술관,각종 레저 및 운동 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센터로 자리잡았다. 연간 관람객만 110만명에 이른다. 정통 클래식부터 오페라,뮤지컬,연극,발레 등 400여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서울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 높은 공연과 전시회를 기존보다 약 70% 싼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게 인기 비결"이라며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도슨트(작품해설 자원봉사자) 제도'를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다양한 문화나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학교와 병원,아파트 단지,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음악회'와 산업 현장에서 펼치는 무대인 '현장콘서트' 등이 대표적 사례다. 입장료 1000원으로 문화 소외계층에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행복한 음악회'와 '금요 로비음악회'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운영 중이다.

2007년에는 울산대학교에 실내 현악연주단인 'USP 챔버 오케스트라'를 설립하기도 했다. 기업이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대학 오케스트라다. 연 2회 정기 연주회와 10여 차례의 기획 연주회를 통해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평생학습도 돕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평생학습축제 2009'가 '배움과 열림,나눔의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울산 동구 현대예술관,한마음회관 등 7개 현대중공업 문화회관에서 동시에 열렸다. 평생학습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2007년 시작한 이 행사는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문화,예술 분야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산업도시 울산을 예술도시로 바꾸고 있다"며 "산업과 문화가 함께 발전해 나가는 메세나 기업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