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 최초의 영패션전문관인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가 2003년 개점 이래 최대 규모의 MD(상품구성) 개편을 통해 '더 젊게' 변신한다. 신소비층으로 떠오른 10~20대에게 인기 높은 중저가 화장품 매장과 정보기술(IT) 체험 매장이 들어서고 10대 후반 하이틴을 겨냥한 '쿨캐주얼존'이 처음으로 구성된다.

이는 경쟁 백화점들이 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대규모 영패션관을 속속 열고 명동 일대에 눈스퀘어,엠플라자 등 복합몰이 새로 등장한 데 대한 대응책이다. 최근 현대백화점 목동점 '영시티몰'과 신세계 강남점 '영패션관'이 문을 열었고,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도 21일 개장한다.

롯데 영플라자는 오는 28일 1층 정문 입구에 에뛰드하우스,라끄베르,이니스프리 등 로드숍 중심의 화장품 브랜드들로 구성된 '영 코스메틱 멀티샵'을 연다. 의류 중심인 영패션관에 대규모 화장품 매장을 입점시키는 것은 처음이다. 백화점 화장품 매장이 고가 수입 브랜드 위주여서 구매력 높은 20~30대 이상 고객이 대상인 반면,이 매장은 10~20대가 즐겨 찾는 중저가 브랜드들로 구성했다. 또 애플숍과 픽스딕스 등 전자제품 매장으로 구성된 IT 체험존도 첫선을 보인다.


5층에는 주요 고객인 10대 후반이 선호하는 티니위니,디키즈,BSX,트위티,팀즈,라틀레틱 등의 브랜드들로 구성한 '쿨캐주얼존',4층에는 20대 남성이 타깃인 지오지아 메가숍과 압구정 · 신사동 패션거리에서 주목받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 '스타일필드' 등 남성복 코너를 처음 선보인다.

SPA(패스트패션) 상품군도 강화한다. 스페인 SPA 브랜드 '망고'가 다음 달 말 1층에 330㎡ 규모의 매장을 열고 2층에는 한국형 SPA를 표방한 '피스비사라'와 미국 SPA '파파야'가 입점한다. 기존 자라,유니클로,무인양품 등과 함께 가장 많은 SPA 브랜드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나연 영플라자 팀장은 "화장품,IT기기 등 다양한 상품군을 갖춰 10~20대 고객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케 하고 SPA 브랜드와 메가숍 확대 같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롯데 영플라자 등 백화점들이 '젊은 매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10~20대 젊은 소비층' 확보가 향후 백화점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척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0~20대의 구매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데다 장차 주요 수익원이 될 젊은 고객을 온라인몰이나 복합몰 등에 빼앗길 경우 백화점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