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소위 '살 빠지는 밥'인 체지방 감소 즉석밥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체지방을 줄일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18일 CJ제일제당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체지방 감소 기능성 성분으로 등록될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을 첨가한 즉석밥 제품 '햇반'을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정해 달라며 지난 6월 15일 식약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인도의 남부지방에서 자생하는 열대 과일나무의 열매 브린달 베리(Brindall berry) 의껍질에서 추출한 천연 과일산으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아주는 HCA(Hidroxy Citiric Acid) 성분이 함유돼 있다. 또 간과 근육에서 글리코겐 저장 능력을 증가시켜 공복감을 없애줘 체중감량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은 이 성분에 대해 이르면 10월말부터 체지방 감소 기능성 공식 인정해 줄 예정인데, 이에 앞서 CJ가 이 성분이 일부 함유된 즉석밥을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부터 캡슐이나 정제가 아닌 일반 식품 형태로도 건강기능성 식품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에 CJ의 요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식약청은 이 제품이 건강기능성식품 규정에 맞게 표시된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소비자들에게 '살빠지는 밥'으로 밖에 인식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제품의 광고에 '살 빠지는 밥'이라는 컨셉트로 마케팅을 펼치게 되면 건강기능성식품 제도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소비자를 현혹하는 제품이 될까봐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아무리 체지방 감소 기능성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해도 밥은 탄수화물이 주성분이어서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않은 나머지는 지방으로 축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약청은 이번 신청에 절차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달 말쯤 건강기능성식품 인정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이 함유된 기능성 즉석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출시할 계획"이라며 "아직 가르시니아 캄보지아가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고시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명 등 상품에 대한 사항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청은 이날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과 항산화 성분으로 알려진 코엔자임큐텐 등 6개 품목을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추가하는 내용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이르면 10월말에 시행될 예정이어서, CJ제일제당을 선두로 이르면 올해 말부터 '살 빠지는 밥'을 컨셉트로 한 제품이 시중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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