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긴 터널을 지난 기분입니다"
17일 이른 아침부터 계동 현대아산 사옥 사무실의 분위기는 활기가 넘쳤다.

7박8일간의 북한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환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대북 사업의 활로를 마련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 회장의 협상 파트너인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와의 합의문에는 현대아산의 주력 사업인 금강산 관광 재개와 금강산 비로봉 관광, 백두산 관광 시행 등 환영할만한 선물들이 가득 들어 있다.

현대그룹 내 대북사업 주체인 현대아산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것들이다.

물론 정부가 관여해야 할 일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얻어낸 성과들은 일단 값진 선물로 받아들여도 무방한듯 싶다.

작년 7월11일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13개월여의 시간은 현대아산 창립 10년 이래 가장 큰 위기였다.

1999년 2월 대북사업을 전담할 목적으로 창립된 현대아산은 2003년 9월 금강산 육로 관광을 시작한 이래 2005년 6월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2005년 7월 개성 시범 관광을 한 데 이어 2007년 12월에 본 관광에 돌입, 2008년 10월까지 개성 관광 인원 10만명을 넘기는 등 그간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활로를 굳건히 개척해왔다.

하지만, 관광객 사망에 따른 금강산 관광 중단의 대가는 너무 컸다.

매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적자는 이어졌다.

지난 7월말 현재 매출 손실은 1천700억원에 달했고, 올해 1분기 257억원의 적자를 내 작년 전체 적자 규모인 213억원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구조조정을 통해 금강산 관광 중단 전 1천84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401명으로 줄었다.

또 부서 통폐합과 함께 임직원 급여 반납과 삭감 등을 통해 생존을 위한 안간힘을 기울여왔다.

앞으로 현 회장이 북한과 합의한 내용이 하나, 둘씩 실현되면 현대아산 직원들은 `고진감래'의 진가를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