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주·야간 4시간씩 부분파업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지부가 17일 또다시 주 · 야간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지난 14일 회사와 18일 만에 벌인 임금협상이 결렬됐다는 이유에서다. 기아차 지부는 이르면 오는 19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전면파업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

16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교섭에서 양측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1시간 만에 협상을 끝냈다. 지난 5월17일 시작한 노사협상이 별 진전없이 석 달째 표류하고 있는 것은 노조 측이 '일은 덜하고 돈은 더 받겠다'는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서다.

기아차 노조는 당장 다음달부터 2개조가 밤샘근무 없이 8시간씩만 근무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와 10시간치 근무에 해당하는 급여를 보장해주는 '월급제'를 동시에 실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8시간 일하면서 10시간 임금을 받겠다'는 주장이다.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게 되면 연간 작업시간은 800시간,생산량은 총 21만대 감소한다는 게 회사 측 계산이다. 하지만 임금은 그대로 유지돼 기아차는 연간 6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지출하면서 경영난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회사 측은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8+9시간'의 주간연속 2교대제를 내년 상반기 시행하되 작업시간 감소분을 벌충할 수 있는 생산성 제고방안을 논의하자고 노조 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런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는 잔업이 없어도 그동안 수당을 받아오던 관행이 올초 폐지된 것을 되돌리기 위해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로 포장, 일률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무노동 · 무임금 원칙에 입각해 노조 요구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 측이 기본급 5.5%(8만7709원) 인상과 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회사 및 경제 상황을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임금을 올려 달라며 파업을 벌이는 자동차 노조는 세계에서 기아차가 유일하다"며 "정부 세제지원으로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상황에서 임금을 올리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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