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익보다 글로벌점유율 확대 '올인'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윤우 부회장 주재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수익보다는 매출 확대에 경영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며 "TV,휴대폰 등 주요 사업영역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하반기 매출 목표를 상반기보다 30%가량 증가한 80조원 이상으로 책정,분기별 글로벌 마케팅 비용도 2조원 이상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노키아 소니 LG전자 비지오 등 국내외 경쟁 업체들의 거센 반격 예상에 따른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반도체 TV 휴대폰 LCD(액정표시장치) 등 주력 사업 전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회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해외 경쟁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와 가격 인하를 통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느슨하게 대응하다가는 어렵사리 쌓아올린 시장 점유율을 다시 내놓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시장의 '파이'는 커지겠지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하반기 영업이익 목표를 업계의 예상치보다 1조~1조5000억원 정도 낮은 5조원 선으로 책정했다. 반도체와 LCD 부문의 하반기 수익 전망이 상반기에 비해 무척 좋지만,분기별 2조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는 세트 부문의 마케팅 비용과 원 · 달러 환율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분기별 3조원의 영업이익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사업 부문별로 휴대폰 사업부는 △시장 점유율 20% 돌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연간 2억대 이상 휴대폰 판매 등으로 잡았다. TV 사업부는 미국 저가 브랜드인 비지오의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해 저렴한 전략 제품의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조일훈/송형석 기자 jih@@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