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해고비용 신규고용 창출막아… 노조 보호장치 깨야 고용률 높아져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고용은 전년 동기 대비 7만6000명이 줄어든 2382만8000명이다. 제조업과 도소매 · 음식숙박업 건설업 등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최근 경제가 좀 나아지고 있다는 징후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 사정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1.1% 포인트 높아진 8.5%를 기록하여 이전의 모든 경기 침체기에 비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고용이 조정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므로 경기가 좀 나아졌다고 해서 곧바로 사정이 개선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또 불황기에 고용 사정이 악화되는 현상을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고용 사정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구조조정 기간으로 정의되는 불황기의 고용 사정 악화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경제 사정이 나아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지만,경직적 제도가 노동시장을 탄력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는 그 개선을 통해 상당한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높은 해고 비용 등 고용 보호 장치를 완화 또는 철폐함으로써 고용을 늘릴 수 있다.

유연한 노동시장을 통해 고용이 증가하는 현상에 대한 설명은 매우 원론적이다. 우선 강성 노조 등에 의해 높게 책정된 임금이 하향 조정되면서 고용이 증가한다. 즉 임금이 낮아지면 우하향(右下向)하는 노동 수요곡선을 따라 고용이 증가한다. 또한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근로자를 원하는 양만큼 고용할 수 있도록,과도한 고용 보호 장치가 완화되어 해고비용이 감소하면 노동 수요가 증가(노동 수요곡선 자체가 우측으로 이동)하여 고용이 증가한다. 즉 불경기 때 기존 인력의 해고가 어려우면 기업은 평상시에 인력이 필요하더라도 채용을 꺼리고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하게 되지만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 기업의 이러한 유인(誘因)을 바꿔 고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한편 해고가 자유로우면 고용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이는 이미 고용된 근로자 측면만 강조한 것이다.

높은 해고비용과 노동조합이 기(旣) 고용된 근로자를 보호할 수는 있지만,이는 고용 조정을 통해 경제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려는 기업은 물론 새롭게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는 인력을 희생한 대가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특정 근로자를 보호하는 장치는 반드시 기업과 다른 근로자를 대가로 삼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노동시장이 당면하고 있는 것으로서 강한 정규직 고용보호 장치 때문에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현상이 그 예다.

[다산칼럼] 노동시장의 아킬레스건 '정규직'

우리나라의 고용률이 낮은 이유도 노동시장의 경직성에서 찾을 수 있다. 노동시장이 유연하면 고용률(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를 뺀 사람 수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이 올라간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일 때보다 실업자를 줄일 수 있고 실업이 되더라도 다시 취업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취업을 포기하는 사람 수가 감소하여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져 나가는 숫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근무 시간이 다양화되는 등,여러 가지 근로 형태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비경제활동인구로 퇴장하는 사람 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특정 근로자 집단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근로자를 전반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방해받지 않는(unhampered) 노동시장이지,노동조합이나 고용 보호장치가 아니라는 사실이 널리 인식돼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기업들 간의 경쟁은 어느 누구도 대가로 삼지 않고 근로자의 가치를 높인다. 또한 낮은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동시장을 둘러싼 제반 경직적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김영용 <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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