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5시30분 유씨 석방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적선동 현대그룹 및 계동 현대아산 본사 사옥에 있던 임직원들 입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현 회장이 지난 10일 육로를 통해 평양을 전격 방문한 이후 현대는 모처럼 활기를 띠었지만,이후의 상황은 순탄하지 않았다. 현 회장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이 늦춰지면서 평양 체류 일정이 계속 연장되자 초조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현 회장의 귀경 날짜가 12일에서 13일,다시 14일로 미뤄지는 동안 북한 측은 침묵을 지속했다. 현대 직원 10여명은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비상대기 체제에 들어갔다. 그룹과 현대아산 사무실에서도 수십여명의 임직원이 야근을 반복했다.

현대 임직원들은 그야말로 피말리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북측의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초조한 마음으로 북측에서 오는 연락만을 기다려야 했다. 체류 기간 중 현 회장 측에서 본사로 건 전화는 단 두 통.수행 중인 부장을 통해 귀경 일정이 늦춰진다는 짧은 소식을 전했을 뿐이다.

도라산역 사무소에서 비상대기를 해온 김영수 현대아산 부장은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답답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나 조선중앙TV 보도에 의존하거나 무작정 전화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현대 임직원들은 이날 유씨의 석방 사실을 접한 후에도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 성사 여부 등에 대한 추가 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늦은 시각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장창민/박민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