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3일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를 석방,남북 간 최대 현안 중의 하나가 해결됨에 따라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에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측으로부터 아직 대북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남북관계를 냉각시켰던 상징적인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금강산 · 개성 관광 재개 문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합의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탄력 받는 관광 사업

유씨 석방을 계기로 금강산 · 개성 관광 재개에 대비한 현대그룹의 움직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과 개성 길이 열리기만 하면 관광 수요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아산은 지난 2월13일부터 금강산 관광 예약 캠페인을 벌였다. 언제 국경을 넘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두 달여만에 3만4000명가량이 예약금 3만원씩을 걸고 관광상품을 구입했다. 캠페인 기간을 더 늘릴까 생각도 했지만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어쩔 수 없이 중단했다.

금강산 · 개성 관광이 재개되면 당장 이 예약대기자들부터 북한을 방문하고,이들이 납부하는 잔금은 곧바로 매출로 잡힌다. 금강산 관광 요금은 평일 2박3일 기준으로 40만원 선.당장 수십억원의 현금이 현대아산으로 유입될 수 있다.

◆하루 평균 2500명 금강산 관광 재현될까

대북사업이 중단된 지난 1년여 동안 현대아산은 큰 타격을 입었다. 남측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작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출 손실은 금강산 관광(1550억원)과 개성 관광(150억원)을 합쳐 1700억원에 달한다. 대북사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갔던 2007년 연간 매출(2555억원)의 절반을 훌쩍 넘는 돈을 고스란히 날려버린 셈이다. 매출 손실 추정액은 월별 예상방문객에 평균 요금을 곱한 수치다.

현대아산은 현정은 회장 방북 결과에 따라 대북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예년 수준의 매출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사업이 호황일 때 금강산 관광객은 하루 평균 2500명에 달했고 개성 관광객도 500명을 넘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금강산 관광객이 30만명,개성 관광객은 12만명 수준이었다.

북한 길이 닫히면서 궁여지책으로 지난 5월부터 마련한 'PLZ(Peace & Life Zone)' 관광상품도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PLZ는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인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화천 고성 등의 생태계를 둘러보는 관광 코스다. 주말에만 갈 수 있는 상품인데도 하루 평균 1000명 이상 몰리고 있다.

◆이르면 보름 내 관광재개 가능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이 재개될 경우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안에 금강산 관광 준비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박2일,2박3일 등 다양한 코스가 있는 금강산 관광과 달리 하루짜리 상품만 있는 개성관광은 더 빠르게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아산은 우선 부족한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부터 마련 중이다. 지난 1년여 동안 대북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1000명이 넘던 직원은 400여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가장 먼저 시행할 확률이 높은 인력 충원 방안은 순환 재택 형태 근무로 돌렸던 본사 인력의 20%를 다시 원대복귀시키는 것이다. 중국동포 비정규직 직원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축소했던 조직을 종전처럼 확대 개편하는 문제도 검토 대상에 올릴 계획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