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면담 성사 여부 불투명.."귀환 직전 만날 수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현 회장이 13일 예정대로 귀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12일 오후 11시35분께 "평양에 있는 현 회장 일행으로부터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다"면서 "따라서 내일(13일) 예정대로 귀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13일 오후 2시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올 예정이다.

애초 2박3일의 방북 일정을 잡고 지난 10일 평양을 방문했다가 일정을 하루 연장한 현 회장은 평양 방문 사흘째인 12일 김 위원장과 오찬 또는 만찬을 겸한 면담을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었다.

그러나 이날 자정께까지 면담이 성사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현대그룹과 대북사업을 주관하는 현대아산 측도 현 회장 일행으로부터 어떠한 소식도 받지 못해 북한 내에서 현 회장의 행보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오전과 오후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시에 있는 김정숙해군대학을 시찰하고, 연극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함흥에 머물러 있으며,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나러 평양에서 함흥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와 현대 측에 따르면 현 회장은 이날 평양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함흥에서 김 위원장이 평소처럼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현 회장이 이날 평양에 있었다면 두 사람의 면담 가능성은 물리적으로 어렵게 된다.

특히 북한에서도 11~12일 태풍 `모라꼿'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져 일부 도로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 회장과 김 위원장 간의 만남이 12일엔 성사되지 않았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이 13일 오전 중 김 위원장을 만나고 오후에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 회장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를 떠나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의 석방 문제와 대북사업의 현안에 대해 북한 당국과 협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로 137일째 북한에 억류된 유씨는 이르면 이날 중, 늦어도 14일께 풀려날 공산이 크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유씨의 석방 시기만 결정하면 되는 단계인 것으로 안다"며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오늘 풀려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가 이날 풀려나면 현 회장과 함께 돌아오거나 현 회장에 앞서 정부 당국자의 인솔 하에 경의선 육로를 통해 귀환하게 될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조준형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