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에 하이브리드카보다 연비를 훨씬 높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개발 경쟁이 본격화됐다. 플러그인은 휘발유 · 경유 내연엔진을 주(主)동력원으로 쓰고 전기모터 및 배터리를 보조 동력원으로 쓰는 하이브리드카보다 연료 효율성이 4~5배 뛰어나다.

업계에서는 GM에 이어 도요타 현대 · 기아차 등도 대량 생산을 예고한 2012~2013년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시대가 본격 개막할 것으로 보고 있다.


◆GM과 도요타 간 한판 승부

GM은 근거리 주행 땐 순수 전기차와 똑같지만 장거리를 달릴 때 휘발유 엔진이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시리즈(series) 방식을 채택했다. 반면 도요타는 전기코드로 배터리를 충전하되 근 · 장거리 주행에 관계없이 전기모터 및 내연엔진을 모두 쓰는 블렌디드(blendid)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도요타는 내년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하되,글로벌 시장 공략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도요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혼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출시에 대해 부정적이다.

현대 · 기아차는 2012년 말 핵심 부품 국산화를 통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내놓기로 했다. 본격적인 양산시점은 2013년 초다. GM과 같은 시리즈 방식으로 갈지,아니면 도요타의 블렌디드 방식으로 갈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관건은 배터리값과 인프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시장 활성화의 최대 관건은 배터리값 인하와 폭넓은 인프라 구축이다. 고효율 배터리가 필요한만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어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는 전기차와 같이 많은 용량을 한꺼번에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가 필요하다"며 "차값의 3분의 1 수준인 배터리 가격을 대폭 낮춰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열쇠는 한국 기업들이 쥐고 있다. LG화학 SB리모티브 SK에너지 등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LG화학 관계자는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급속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 구축도 숙제다. 소비자들이 휘발유를 아끼기 위해 전기 충전소를 많이 찾을 게 뻔해서다.

특히 국내처럼 아파트가 많은 도시 환경에선 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충전소 개발을 추진 중인 한국전력 기술기획처의 김영찬 차장은 "우선 2012년까지 완속 충전기를 개발하고 표준화 작업을 끝내되,자체적으로 급속 충전기도 보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