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은 미국의 풍력발전기 제조회사인 드윈드의 지분을 약 5000만달러(한화 약 620억원)에 전량 인수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미국 전선업체인 CTC의 자회사 드윈드는 1995년 독일에 설립된 중견 풍력터빈 제작회사다. 2006년에 미국 시장을 겨냥해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했다. 750W(와트),1.5㎿(메가와트),2㎿급 풍력터빈의 설계 및 제작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유럽,중국,미국 지역에 총 710기의 풍력터빈을 판매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중견 풍력터빈 제조회사인 드윈드를 인수함에 따라 통상적으로 5~6년 정도 소요되는 기술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며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갈수록 규모가 커져 2020년에 약 5만50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풍력발전사업을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드윈드에 2㎿ 이상급의 새 풍력터빈 모델을 개발하고 생산설비를 확충하기 위해 7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생산 공장도 북미지역에 한 곳 더 확보할 예정이다. 또 미국 텍사스에는 1차로 2㎿급 풍력터빈 20기의 풍력단지를 조성한다. 앞으로 이 지역에 풍력터빈을 420기까지 늘려 대형 풍력발전단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에서 최종협상을 마무리지은 남상태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엔진 터빈 제조 노하우와 드윈드의 풍력기술이 결합하면 풍력시장을 단기간에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미 지역을 거점으로 2015년 세계 10위,2020년에는 세계 시장의 15%를 차지하는 3위권의 풍력 설비업체로 올라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이 풍력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풍력발전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10월 말 완공을 목표로 전북 군산에 13만2000㎡(약 4만평)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5월 미국 시엘로로부터 2.5㎿급 풍력발전기 3기를 2011년까지 텍사스주에 설치하기로 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잇따라 풍력 발전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풍력발전 설비의 핵심 장치인 블레이드(바람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가 선박 프로펠러와 비슷한 구조를 갖는 등 조선 관련 기술력을 상당부분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