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기아자동차 지부가 여름휴가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이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기아차 노조는 11일 "하계휴가로 재충전 시간을 가진 직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지침을 확정했다"며 "오는 31일까지 매일 주 · 야간 4시간씩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기 광명시 소하리,화성,광주 등 기아차 전 공장에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노조는 사측과 교섭일정을 조율해 나가되 진행 상황에 따라 파업시간 등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다만 사측이 파업 참여를 막기 위해 일부 부서에 압력을 행사할 경우 강도 높은 보복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김종봉 노조 선전실장은 "파업 불참 등 쟁대위 지침을 위반하는 부서에 대해선 다양한 방식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아차 노사는 올해 5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15차례 본교섭과 4차례 실무협상을 벌였지만 주요 쟁점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이달 1~9일 여름휴가를 맞았다.

노조는 기본급 5.5%(8만7709원) 인상,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지급,주간연속 2교대제(하루 8+8시간 근무) 및 월급제 시행 등을 올해 임금협상의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되 생계비 부족분 200%와 격려금 250만원을 지급하고 8+9시간 방식의 주간연속 2교대제를 내년 상반기에 시행하겠다고 제안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의 세금지원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를 상대로 돈잔치를 벌일 수는 없는 일"이라며 "노조가 쏘렌토R 등 신차 출고대기 고객이 2만명 이상 몰려 있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