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의 관심을 모았던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가 충북 오송과 대구로 결정됐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2038년까지 30년간 약 5조6000억원을 투입,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임상시험센터 등 100만㎡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그런 만큼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보고 거의 모든 지자체가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 때문에 정부는 선정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워낙 커 입지를 복수로 할 것이란 얘기들이 나돌았다. 결국은 복수 선정으로 나타났다. 나눠먹기식 아니냐는 논란도 적지않을 전망이지만 결정이 난 만큼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를 국가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만드는 일이다.

사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의료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자는 취지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신약, 첨단의료기기, 임상센터 등이 들어서는 것도 이 분야들이 하나같이 선진국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학 등에 우수한 의료인력들이 있지만 각기 흩어져 있거나 인허가, 사업화 장벽 등으로 인해 산업적 측면에서 부(富)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확 바꿔보자는 의도인 것이다. 한마디로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신약, 첨단의료기기, 임상센터 등이 집결된 의료 연구개발특구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는 입지 선정으로 끝날 문제가 결코 아니다. 복수 지역이 선정됐지만 국가 전체 의료산업의 역량이 결집(結集)돼야만 성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지자체에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열린 단지가 되어야 한다. 또한 세계적인 혁신 거점들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서 성공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람들이 모여 들고, 지식이 교환되고, 사업화에 아무런 장애요인이 없는 의료산업의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할 것은 30년은 정권이 여섯 번이나 바뀔 수 있을 정도로 장기간이므로 중앙정부의 일관된 정책적 지원, 지자체의 지속적인 발전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발전을 앞당길 기폭제가 되려면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