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 다이어트'라는 게 있다. 니트(NEAT)란 '비운동성 활동 열 생성(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의 약자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보다 일상생활에서 가능한한 몸을 많이 움직여 칼로리 소모를 높임으로써 살이 저절로 빠지도록 한다는 얘기다.

방법은 다양하다. 계단 이용하기,지하철에서 서서 가기,리모컨 안쓰기,TV 보면서 훌라후프 돌리기,서서 빨래 개기,마트에서 카트 대신 바구니 이용하기,경쾌한 음악에 맞춰 몸 흔들기,설거지,욕실 청소 등.기지개 자주 켜기와 물을 많이 마셔 화장실 자주 가기도 있다.

운동 대신 생활을 들고 나온 이유는 간단해 보인다. 마돈나처럼 지방 섭취를 최소화하고 매일 2시간 이상 강도 높은 운동으로 몸매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보통사람은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어렵다. 대부분은 별의별 걸 다해 봤지만 소용없었다고 하소연한다.

목숨을 부지할 만큼만 먹고,죽어라 운동하고,틀림없다는 다이어트 보조제와 기구를 모두 쓰고도 효과는 잠시,요요현상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결국 빼고 찌고 다시 빼고를 반복하면서 스트레스만 더해진다. 마돈나처럼 심하게 운동하면 자칫 노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니 운동한답시고 헬스클럽에 갈 게 아니라 평소 집안일을 열심히 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각종 연구결과를 종합했더니 운동이 다이어트에 별 효과가 없는 건 물론 오히려 체중을 늘릴 수 있는 쪽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유는 보상심리와 자제력의 속성 때문으로 요약됐다. 운동을 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데다 사람의 자제력이란 총합이 같아 아침 일찍 일어나 조깅을 하면 점심 때는 칼로리 높은 메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이른바 운동의 역설이다. 운동은 건강과 생활의 활력을 더하기 위한 것이지 다이어트와는 거의 상관없다는 내용도 보태졌다. 실제 매주 5시간 이상 걸은 여성들은 걷지 않은 여성들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33% 낮고,매일 45분씩 걸으면 감기나 폐렴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집단의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자동에 의존하는 생활습관을 수동으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요요현상과 부작용 없는 다이어트의 지름길인 모양이다. 덕분에 니트 다이어트 열풍이 더 거세져도 괜찮겠다 싶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